“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정치가 개입하면 골치 아파집니다.”
김우주(사진)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8일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을 저해하는 가장 큰 위협요인 중 하나로 정치를 꼽으며 이같이 경고했다.
김 교수는 이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온라인으로 개최한 ‘2020년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GBC)’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 동향 및 안전성·유효성 확보를 위한 고려사항’ 강연을 통해 “백신은 냉정한 과학적 근거에 의해 만들어져야 한다”며 “하지만 최근 세계 정세를 보면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백신 개발에 정치적 요인이 끼어들면서 안전성을 해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러시아가 임상 3상을 거치지 않은 백신을 ‘세계 최초’라고 내놓고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식품의약국(FDA)에 백신의 긴급사용을 압박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또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백신 개발이 이뤄지면서 자칫 안전성에 문제가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안전성”이라며 “(하지만) 통상 10~15년 걸려 개발하는 백신을 10개월에 개발하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특히 우려하는 것은 백신 접종 이후 나타나는 항체의존면역증강(ADE) 같은 부작용이다. ADE는 백신을 맞은 뒤 생긴 항체가 체내에서 오히려 바이러스의 증식을 도와 질환을 악화시키는 현상이다. 김 교수는 “ADE는 트로이의 목마와 비슷하다”며 “사스와 코로나는 사촌 간이라 충분히 코로나에서도 ADE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백신이 무조건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말하기보다 매 개발단계마다 투명하게 결과를 공개하고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며 “전문가들이 백신과 장단점을 말하고 백신의 필요성과 맞을 때 주의사항 등에 대해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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