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누구나 저마다 ‘생각의 숲’을 가꾸고 있다. 평소 관심을 갖고 충분한 물과 영양분을 공급해준다면 그곳은 초록의 지식으로 풍성한 숲을 이룰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한 그루의 나무조차 자라기 힘들 정도로 메마르고 척박한 숲이 된다. 앎과 사색으로 풍요로운 생각의 숲을 가꾸기 위해서 가장 실천하기 쉬운 방법은 바로 ‘독서’가 아닐까 한다.
올해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9년 국민독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성인의 연평균 독서량은 7.5권에 불과했다. 한 달에 한 권의 책도 채 읽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처럼 독서가 어려운 이유는 일상 속 스마트폰의 사용량 증가와도 관련이 깊다. 휘발성 있는 영상 콘텐츠 속에서 삶의 지표가 돼줄 만한 참된 지혜를 얻기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바쁜 일상 속에서 독서를 통한 지식의 충족과 정서적 안정은 역설적으로 현대인들에게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나에게는 젊은 장교 시절부터 지켜온 나만의 작은 습관이 있다. 매일 아침 출근 전 30분은 온전히 책과 소통하는 시간을 갖는다. 요즘은 ‘리더라면 정조처럼’이라는 책을 읽으며 작은 행복을 실천 중이다. 우리 선조들은 ‘독서상우(讀書尙友)’라 하여 독서를 통해 옛 현인들과 벗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선현들의 생각과 삶의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살아갈 삶의 방향을 설계할 수도 있고, 책으로 떠나는 여행은 우리에게 잠시 쉼표를 줘 삶에서 여유를 얻고 마음에 쌓인 불안과 갈등을 치유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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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이 독서를 통해 견문을 넓히고 삶의 방향을 고민하는 것과 같이 병무청도 젊은이들이 미래의 군 생활을 주도적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청춘 디딤돌’이라는 ‘병역진로설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입영 전 개인의 적성과 전공·자격을 고려해 군대에서 경력을 쌓고 개발하도록 병역을 디자인해주는 것이다. 이제 군대도 아는 만큼 맞춤 선택이 가능하며 군 복무의 패러다임도 경력단절이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는 시간으로 바뀌고 있다.
닳아진 연필은 칼로 깎아주면 다시 그 본연의 예리함을 되찾게 된다. 우리의 생각도 마찬가지인 듯싶다. 무뎌진 생각의 나무들은 지식이라는 매력적인 도구를 만나서 비로소 섬세하고 깊이 있게 다듬어져 우리 삶을 찬란한 초록의 기운으로 안내해줄 것이다. 바쁜 일상 속 한 권의 책이야말로 삶의 방향성을 제시해줄 나침반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쳐 있는 요즘 마음의 소리에 집중해보자. 삶을 사색하기 좋은 가을날에 더 깊은 생각의 숲을 가꾸기 위해 책이 선물하는 내 마음속 세상으로의 초대에 귀 기울여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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