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이 605명의 구조조정 명단을 발표한 데 대해 노조는 설립자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처벌과 고용유지를 위한 정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8일 청와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운항 재개를 위해 고통을 감내하며 8개월째 임금 한푼 못 받은 채 정리해고됐다”며 “정리해고를 철회시키고 이상직 의원에게책임을 물어라”고 주장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제주항공에게 매각을 추진했으나, 결국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이스타항공은 2월부터 직원들의 임금이 체불됐으며, 3월부터는 전 노선의 운항이 중단됐다. 이스타항공은 보유 중이었던 21개 항공기를 6대로 축소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직원들에게 구조조정을 통보했다. 1,680명에 달하던 이스타항공 직원들은 570명 수준까지 줄어들 예정이다.
이에 대해 노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상반기에만 500명의 노동자들이 계약해지와 권고 사직 등으로 일자리를 잃었다”며 “사측은 항공기 반납이 완료된 뒤에는 정비인력에 대해서도 정리해고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스타항공 노조는 지난 2월 말 임금삭감에 합의했고, 5월 초 추가 임금삭감안을 제시했으며 6월에는 체불임금 일부 포기를 선언하는 등 기업회생을 위해 고통을 분담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조는 정리해고를 피하기 위해 무급 순환휴직을 통해 인건비 절감에 상응하는 고통분담안을 제시했으나, 사측이 정리해고를 강행했다는 설명이다.
노조는 “코로나19를 이유로 인력감축을 위해 국내선까지 운항을 중단하고 고용유지 지원금을 거부한 데 이어 기업해체 수준의 정리해고까지 강행했다”며 “정부와 정부여당도 노사간 문제라며 노조의 목소리를 외면했고, 이 의원이 오너인 기업에서 사회적 책임은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노조는 “정리해고를 철회시키고 이 의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끝까지 투쟁해 나갈 것”이라며 “부당해고구제신청 등 법률 대응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노조는 기자회견 후 대량해고 사태 해결을 위한 개입을 촉구하는 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한편 최종구 대표는 전날 사내 게시판에 “인력조정은 임직원들의 생존건 사수를 위해 선택한 경영진의 최후의 선택이자 현재 인수 의향을 밝힌 측의 핵심 요구사항”이라며 “정리해고 대상자들은 정부의 실업급여와 체당금으로 힘든 시기를 견딘다면 경영 정상화 이후 전원 재입사를 약속한다”는 내용의 담화문을 게재했다. 최 대표는 “염치없지만 생존의 끈을 이어가야만 정리해고 대상이 됐던 가족들을 다시 만날 수 있다”며 “파산을 면하고 회사를 반드시 회생시키겠다”고 덧붙였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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