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의 엔진 결함 은폐 의혹 수사 등 검찰의 내부 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검찰 수사관 측이 법정에서 무죄를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김세현 판사는 9일 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검찰 수사관 박모씨의 첫 공판을 열었다. 이날 박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공소사실과 같은 사실관계는 인정한다”면서도 “다만 변호인 입장에서 (피고인이 알린 정보가) 공무상 기밀로 보긴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공소사실 행위를 한 것은 맞지만 법률적으로 무죄를 주장하는 것이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박씨는 지난해 서울중앙지검에 근무하면서 현대·기아차 엔진 결함 은폐 의혹 수사 과정에서 현대차 직원 등 사건 관계자에게 수사와 관련된 내부 정보를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사건’ 등 수사 기밀 등을 유출한 혐의도 있다. 경찰·검찰·법원이 사건정보를 공유하는 전산망인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에 접속해 사건을 조회한 뒤 외부에 알려줬다는 의혹도 받는다.
검찰은 지난해 현대차 수사 당시 내부 기밀이 새어나간 정황을 포착하고 지난 6월1일 현대차 본사 내 사무실 한 곳을 압수수색하는 등 박씨의 수사 기밀 유출 혐의를 수사해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7월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이희조기자 l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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