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완치자 절반 가량이 호흡 장애, 탈모 등 다양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이들 중 상당수는 증상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이탈리아 롬바르디아주 베르가모 의료진의 연구 사례를 인용, 이 같이 보도했다. 베르가모 지역의 의료진은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회복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혈액, 심장, 폐 등을 검사한 후 건강 상태에 대한 심층 조사를 진행했다. 현지 감염병 전문가인 세레나 벤투렐리는 이번 조사에서 ‘코로나19로부터 완치됐다고 느끼느냐’는 질문에 거의 절반이 “노”(NO)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이후 치료를 통해 몸에서 바이러스는 사라졌지만, 후유증을 앓고 있다는 얘기다.
54세의 한 여성은 계단을 오르면 숨을 헐떡일 정도로 호흡 장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80세가 된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역시 코로나19에서 회복된 주세페 바바쑈리(65)는 단기 기억상실 증세를 보이고 있다. 장례식장을 운영하는 그는 이 때문에 메모지에 의존하고 있다. 자기공명영상진단(MRI) 촬영 결과, 그의 뇌에서는 점과 같은 손상 흔적들이 나타났다.
의료진은 지금까지 조사한 750명의 코로나19 회복자 가운데 약 30%가 폐에 상흔이 남았으며 이로 인한 호흡 장애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30%는 심장이상이나 동맥경화 등과 연결된 염증이나 혈액 응고 등을 앓고 있다. 일부는 신장 기능 장애의 위험을 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당수 사람은 다리 통증이나 탈모, 우울증, 심각한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베르가모는 지금은 코로나19 상황이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지난 3, 4월 당시에는 이탈리아에서 대표적인 코로나19 ‘핫스폿’(집중 발병지역) 가운데 하나였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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