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이 발표했듯이 뉴스편집은 AI 가 전담하거든요. 하지만 과연 뉴스편집을 AI가 전담하면 뉴스의 중립성은 괜찮은 걸까요?’ (이재웅 다음 창업자 겸 전 쏘카 대표)
지난 8일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포털 뉴스 메인에 올라간 기사를 문제 삼으며 담당자를 부르라고 한 일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포털 뉴스 편집의 중립성을 정치 쟁점화하고 있다. 이에 카카오(035720) 측에서 뉴스 편집을 인공지능(AI)이 맡아서 하기 때문에 인적 개입 요소가 없다고 해명한 것을 두고 이재웅 창업자가 “AI도 사람이 설계하는 것”이라고 지적해 중립성 논란이 AI시스템 자체로 옮겨졌다.
9일 이재웅 창업자는 페이스북 계정에 ”AI라고 해서 가치중립적으로 판단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람이 알고리즘을 설계하는 규칙 기반의 AI든 기존 데이터를 바탕으로 학습하는 학습기반의 AI든 우리가 설계한 대로 판단하거나 현실을 반영해서 움직인다는 게 그 이유다.
그는 여기서 나아가 뉴스 편집 AI시스템이 중립적인지 판단하기 위한 감사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떤 가치판단을 가지고 어떻게 뉴스편집을 하도록 설계된 AI인지를 밝혀야 한다”며 “포털의 답변은 윤 의원의 항의만큼이나 무책임한 답변”이라고 일갈했다.
앞서 카카오는 윤 의원의 문자 논란을 두고 지난 2015년부터 포털 서비스인 다음과 카카오톡 #탭 내 뉴스를 AI 플랫폼 카카오 아이(루빅스의 최근 버전)를 통해 진행하고 있다며 인적 요소의 개입이 없다고 입장을 낸 바 있다. 또 이용자 반응, 성별, 연령별 반응을 실시간으로 측정해 큐레이션을 한 만큼 개인마다 메인 화면에 배열된 기사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털의 뉴스 편집을 두고 빚어진 정치중립성 논란은 하루 이틀이 아니다. 논란이 있을 때마다 포털 측은 AI가 뉴스 편집을 맡고 있기 때문에 정치 중립성 논란이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내세운 바 있다. 네이버의 경우 뉴스 편집 알고리즘인 에어스(AIRS)의 중립성 논란이 있자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네이버 뉴스 알고리즘 검토위원회를 구성해 검토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 이재웅 창업자가 AI 시스템 자체에도 중립성을 기준으로 하는 감사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발언하면서 추가적인 시스템을 두고 업계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정혜진기자 made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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