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시로여는 수요일] 무지개를 잡아

신현정

이제라도 무지개를 잡아야겠다는 것이야

무지개를 잡았다 하면

적어도 일곱 색깔 그대로 일곱 번은 친친 감아쥐고서

방금 세차게 지나간 소나기마저 비틀어 짜내고서는

그래놓고서는 지상에 던져놓는다는 것이야

어디로 보나 공작새로는 훌륭하겠지



사육하는 거야 모이를 뿌려주면서

그래서 정오만 되면 날개를 활짝 편다는 도도한 그걸

내가 쪼그리고 앉아서 공작새를 즐기겠다는 것이야.





당신이 잡아놓았던 무지개, 어디서 자라고 있나요. 눈부신 일곱 빛깔 뽐내며 어디서 상서로운 열매를 쪼고 있나요. 촤르르~ 깃 한 번 펼치면 먹구름 걷혀 오십 일 장마가 그치고, 촤르르~ 깃 두 번 펼치면 태풍과 허리케인이 잠잠해지고, 촤르르~ 깃 세 번 펼치면 육대주 산불이 꺼지고, 촤르르~ 깃 네 번 펼치면 빙하가 다시 얼고, 촤르르~ 깃 다섯 번 펼치면 가뭄이 사라지고, 촤르르~ 깃 여섯 번 펼치면 인수공통전염병이 사라지고, 깃 일곱 번 펼치면 황금을 숭배하던 커다란 인간들이 안경원숭이만큼 작고 순수한 사람이 된다던 그 공작새를 어디에 두고 가셨나요. <시인 반칠환>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