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일상뿐 아니라 여행문화도 바꿔놓았다.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인파를 피해 차를 타고 지방 소도시를 찾는 여행객들이 점차 늘어나는 가운데 전에 없던 ‘드라이브 스루’나 ‘차박(차량+숙박)’이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로드트립(road trip)’이라는 장거리 자동차여행 문화도 생겨났다.
로드트립은 여행의 목적지보다 여정 자체가 더 중요한 여행방식이다. 길을 잘못 들었다가 아름다운 경치를 발견하기도 하고 여행 중 갑작스러운 비로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더라도 오히려 그로 인한 한가로움이 기분전환이 되기도 한다. 길가에 차를 대고 풍경 사진을 찍거나 우연히 들른 식당에서 지역 음식을 맛보는 등의 경험은 여행을 보다 풍성하게 한다.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가 로드트립 여행객들을 위해 요즘 떠나기 좋은 국도여행 코스 3곳을 엄선했다.
총 500㎞가 넘는 7번 국도는 동해안을 따라 멋진 해안도로들을 모두 만나볼 수 있는 코스다. 여행은 고성 청간정(淸澗亭)에서 동해를 내려다보면서 시작된다. 바닷가에 오래 머무르고 싶다면 양양의 잔교해변에 들를 것을 추천한다. 무료주차가 가능해 몇 시간이고 머무르며 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 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가면 경북이다. 영덕에서 삼사해상공원으로 내려가 바다 위로 조성된 산책로를 걷거나 강구항에서 특산물인 대게로 배를 채울 수도 있다. 경주에 들른다면 해 질 녘 동궁과 월지 방문이 필수다. 올해 한국관광공사 야간명소 100선에 이름을 올린 곳으로 아름다운 야경을 자랑한다.
29번 국도는 충남 서산부터 전남 보성까지 넓게 펼쳐진 호남평야를 가로지르는 코스다. 서산 해미읍성의 탁 트인 풍경을 감상하며 여행은 시작된다. 차로 3분 거리의 해미향교는 가을이면 단풍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국도를 따라 달리다 보면 지평선을 볼 수 있는 김제의 벽골제에 다다르는데 해 질 녘에는 드넓은 평야와 아름다운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산을 좋아한다면 정읍의 내장산 국립공원에서 가을 정취를 만끽하기를 권한다. 왕복 2시간 이내의 자연 관찰로 코스를 산책하듯 걸으며 내장사도 들러볼 수 있다.
48번 국도는 도시와 섬을 연결하는 시간여행 코스다. 서울 광화문에서 강화도로 이어지는 2시간 길이의 드라이브 코스로 길이 험하지 않고 직진코스라 초보 운전자도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다. 강화에서는 국도 가까이 자리 잡은 대산리 고인돌을 구경하거나 백년고택인 강화 영섭재의 대청마루에서 차를 마시며 한적한 분위기를 즐기기를 추천한다. 국도 끝 교동대교를 건너면 교동도다. 바다 건너 2.6㎞ 거리에 북한을 마주한 이 섬에서는 반세기 세월을 간직한 대룡시장, 쌍화차로 유명한 교동다방, 한국 최초의 향교인 교동향교 등이 방문 포인트다. 입도 전 신분확인을 받아야 출입할 수 있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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