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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으로, 줌으로… 비대면으로 추석나는 방법들[영상]

코로나 시대 사이버 온라인 랜선 차례 근황

"불편함이요? 전혀...앞으로도 이렇게 했으면"



고3인 맏딸의 컨디션을 고려해 22년만에 아버지 제사를 카카오톡 메신저로 지냈다. / 김리하 씨 제공




비대면 차례는 어떻게 지내면 될까? 서울경제썸은 최근 온라인 상으로 제사를 지내본 경험이 있는 분들을 온라인에서 만났다. 화상회의 앱을 활용해 돌아가신 아버지의 첫 제사를 치른 5남매 대가족 사연부터 영상통화나 카카오톡 메신저를 활용해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제사를 모신 가족의 경험담도 들을 수 있었다.

앞서 정부는 추석을 맞아 비상 상황에 돌입했다. 보건복지부의 e하늘 장사정보시스템 등 온라인 성묘시스템을 적극 활용할 것을 권고했고 개천절과 한글날이 포함된 추석 연휴(9월28일~10월11일)를 특별방역기간으로 설정하고 세부지침은 다음주 중 발표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 땐 총 3,356만명, 일 평균 671만명이 전국 각지로 헤쳐모였다. 한국교통연구원은 국내 코로나19 확산 초기였던 올해 설날에도 약 3,279만명이 이동한 것으로 추산했다. 아무리 정부가 ‘고향 방문을 자제해달라’ 요청해도 평소보단 인구 이동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 5월 황금연휴 이후 발생한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과 최근의 8월 하계휴가 시즌 이후 대규모 확진자 증가 사례를 통해 이미 우리는 복습한 바 있다. 지난 2009년 신종플루도 추석을 쇤 뒤 전국적으로 확산했던 전례가 있어 불안감은 갈수록 커진다. 게다가 가을은 바이러스 생존에 유리한 조건인 낮은 기온과 습도를 갖추고 있다. 현재 수도권을 뒤흔들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올초에 비해 전파력이 6배에 달하는 GH그룹이다. 4명 중 1명은 여전히 감염경로가 불분명하다.

이에 서울경제썸이 비대면으로 추석나는 방법 몇가지를 제안한다. 혹시 전통 예법에 어긋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품는 분들을 위해 관련 분야 전문가들에게 조언도 구했다. 올해 추석에는 우리 모두의 건강을 위해 디지털의 힘을 빌려보는 것은 어떨까?



1) 5남매 대가족 제사도 OK, 화상회의 앱 활용하기

5남매 중 첫째인 나경희(가명, 50대) 씨는 지난 7일 돌아가신 아버지의 1주기 제사를 치렀다. 원래는 열 세 명 정도 온 식구들이 모여야 하지만 코로나에다 태풍까지 기승을 부려 이참에 화상회의 앱을 통해 아버지 제사를 모시기로 했다. 일단 사람이 모이지 않아 음식 준비하는 양과 준비 시간도 짧아졌다. 온라인으로 할 뿐이지 제사 절차는 똑같이 진행하는 것이다. 노트북을 열고 화상회의 앱을 켜니 다섯 가족이 모두 접속을 완료했다.

“아버지한테 죄송한 마음은 들었지만 이해해주실 거라고 생각했어요.”

화면을 보면서 다같이 절 하고 반찬 수저 놔드릴 때는 동생들이 ‘어디 놔주세요’, ‘어디 반찬에 놔주세요’ 말하곤 했다. 비록 원격이었지만 형식은 다 갖췄다. 먼 거리에서 함께한 나 씨의 동생들도 “마음가짐은 똑같더라”고 소감을 말했다. 음복할 때도 각자 작은 술상이나 다과상을 차리고 ‘먹방’하면서 부모님 추억과 가족 근황을 나누니 오히려 마음이 꽉 찬 기분이 들었다고.

5남매 대가족이 온라인 화상회의 앱을 활용해 아버지 1주기 제사를 지냈다. / 나경희(가명) 씨 제공


나 씨는 “굳이 다 모여서 제사를 할 필요가 있나 의문이 들었다”면서도 “다만 시골에 노부모님이 계신다면 기술적인 부분이 문제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 카카오톡에 제사상 사진 올리고 “자, 이제 다같이 절하자”

22년간 아버지 제사를 집에서 지내온 김리하 씨는 난생 처음 카카오톡 제사를 이번에 지냈다. 4남매 중 첫째 오빠는 아버지 제사라면 휴가까지 내고 제사 음식을 정성껏 준비 해오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번엔 22년만에 오빠가 먼저 온라인 제사를 제안했다고. 고3인 맏딸의 컨디션이 걱정된 탓이다.

“엄마는 늘 말씀하셨죠, 어린아이를 둔 사람들과의 만남은 가급적 미루라고요.”


고3인 맏딸의 컨디션을 고려해 22년만에 아버지 제사를 카카오톡 메신저로 지냈다. / 김리하 씨 제공


오빠가 카톡방에 사진을 찍어 올리며 제사 시작을 알렸다. 김 씨는 사진을 다운로드받아 스마트폰 가득 키웠다. 그리고 화면을 보며 아버지께 절을 했다. 김 씨는 아버지께 죄송한 마음이 먼저 들었지만, 요즘같은 시국에는 형편에 맞게끔 지혜롭게 대처하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이다. 김 씨는 "그래야만 내년에는 가족들이 모여 아버지를 추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3) 오지 못하는 사람들은 영상통화로 함께 하자

부산에 사는 김민정(27) 씨는 올해 할아버지 제사에 오지 못하는 삼촌을 위해 영상통화를 걸기로 했다. 삼촌네 가족은 경기도 용인에 사는데, 제사 이틀 전 사촌 동생의 고등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온 것이다. 삼촌은 은행에서 일하고 있는 김 씨의 언니와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자신을 위해 영상통화를 이용한 제사 방식을 제안했다.



“저녁 8시 제사여서 그 시간에 영상통화를 걸었죠. 불편함이요? 전혀.”

서로 멀리 있지만 영상으로나마 같이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또한 손님이 집에 온다는 부담감도 줄어 아주 만족스러웠다는 김 씨는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제사를 지내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도 했다. 가족들 역시 대체적으로 찬성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제사 이틀 전 삼촌네 아들이 다니던 고등학교에 확진자가 발생하는 바람에, 영상통화로 제사를 대신하게 됐다. / 김민정 씨 제공


4) 해외에선 온라인 장례, 드라이브 스루 귀성도 인기

시대가 변함에 따라 해외에서는 이미 결혼식과 장례식 등 행사가 직계 가족 위주로 간소화하고 있다고 한다. 영화 <서치>(2018년)에서도 등장한 바 있듯, 온라인 장례 서비스가 이미 보편화됐고, 코로나19 확산으로 사망자가 폭증하자 관련 서비스 이용자도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귀성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몇시간 차를 운전해서 고향에 내려가지만 창문을 잠깐 내린 뒤 안부 인사와 선물만 건네는 방식이다.


해외의 한 온라인 장례 서비스 업체가 온라인 생중계 제작 방식을 설명하고 있다. / professional Embalmers


실제 사람과 아주 흡사한 AI(인공지능)의 모습 캡처 / 머니브레인 제공


5) 가까운 미래에는 AI(인공지능) 영정 서비스가 등장할 수 있다

실제 살아있는 사람의 말과 행동을 약 10만 단어 정도만 학습시키면 언제 어디서든 실제와 거의 흡사한 모습으로 만날 수 있는 기술이 현재 구현돼 있다. 인공지능(AI) 전문 기업 (주)머니브레인 장세영 대표는 최근 서울경제썸과의 인터뷰에서 “윤리적인 문제도 있어 조심스럽지만 긍정적인 면이 크다고 본다”며 “진짜 사람은 아니지만 AI의 힘을 빌려 소중한 사람과 대화한다면 궁극적으로 행복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우리가 상상하는 것처럼 노부모님이나 이미 돌아가신 분들의 AI가 등장해 생전의 경험과 말 등 학습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추론해서 실제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서비스가 나오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장 대표는 “좋은 품질의 데이터가 충분히 확보돼야 실제와 흡사한 ‘인공지능 사람’을 만들 수 있는데, 이 데이터 수집 과정이 결코 만만치 않다”면서 “그래도 3년이 될지, 5년이 될지 모르지만 곧 서비스 될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6) 혹시, 디지털 제사의 방식이 예법에 어긋나진 않을까?

역사책 속에서 그 기록을 찾을 수 있다. 1601년 오희문이 쓴 <쇄미록-신축일록>에는 “본래 집안에 홍역이나 역병이 있으면 귀신도 피해가는 법이어서 제사를 올리지 않았다”고 적혀 있으며, 16세기 중엽 어숙권의 <패관잡기)에는 “우리나라 풍속에는 마마귀신(두창신)을 중히 여겨 제사, 초상집 출입 등이 금기됐다, 두창(쳔연두)이 끝난지 1, 2년 동안은 제사도 꺼린다. 비록 사대부일지라도 풍속에 얽매여 제사를 폐하기까지 한다”고 전했다.

임정혁 중앙대 아시아문화학부 교수는 “전통적으로 재해나 전염병이 돌 때에는 마을 입구에 황토를 뿌리고 외부와 차단해왔다면서 전통적인 ’금줄 풍속’ 역시 나쁜 기운을 막는다는 의례로서 행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 교수는 “핵가족 문화, 해외 거주 등 다양한 이유로 전통 제사, 차례가 간소화되고 있다”면서 “간소화되면 당연히 온라인 방식의 예법도 하나의 현대 문화로써 정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신우기자 seen@sedaily.com

/김수진인턴기자 wsjku@sedaily.com

/김혜경인턴기자 hkkim@sedaily.com

/강신우 se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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