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협상을 위해 하버드대 1등 졸업생보다 전직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데니스 로드먼이 더 나을 것이라며 실제로 이 방안을 생각해봤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스포츠라디오와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NBA ‘시카고 불스’의 로드먼과 마이클 조던을 좋아했다는 데 김 위원장과 이 얘기를 나눠본 적이 있냐는 질문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정말 데니스 로드먼을 좋아한다”며 “나는 김 위원장을 이해하기 위해 보내곤 했던 몇몇 참모들보다 데니스가 더 나을 것이라고 항상 말했다”고 대답했다.
또 이들 참모에 대해 “그들은 하버드대에 입학했고 훌륭한 학생이었다”며 “그러나 그들은 (김 위원장과) ‘케미’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버드대를 1등으로 졸업한 누군가 대신 그(로드먼)를 아마 활용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며 “그래서 나는 이에 대해 생각해봤다”고도 언급했다. 이어 “나는 그(김 위원장)와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며 “그는 농구를 사랑하고, 정말로 데니스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은 김 위원장이 NBA를 비롯해 농구를 좋아하고 로드먼의 팬인 점을 북미 간 비핵화 협상에 활용할 수도 있었다는 생각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로드먼은 김 위원장의 초청으로 수차례 북한을 방문할 정도로 관계가 돈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이날 인터뷰는 주로 스포츠를 주제로 가벼운 분위기에서 진행된 것이어서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나 진지하게 이 카드를 고려했는지는 불명확해 보인다. 또 로드먼이 북미 협상과 관련해 김 위원장을 만난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진행자가 김 위원장이 마이클 조던을 만나기 위해 미국으로 오게 하면 위대한 평화협정을 할 수 있지 않겠냐는 식으로 묻자 즉답하지 않은 채 “우리는 잘했고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16년 대선 때 자신이 아닌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당선됐거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계속 집권했다면 북한과 전쟁이 있었을 것이라는 기존의 주장을 반복했다. 그는 “아마 전쟁이 있었을 것이고, 이는 정말로 심각한 전쟁이었을 것”이라고 한 뒤 많은 핵무기와 나쁜 일들이 있었을 것이라며 핵전쟁이 벌어졌을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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