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증거금으로 60조원을 모으며 축포를 쐈던 카카오게임즈(293490)의 인기가 빠르게 식고 있다. 이번주 내내 내림세를 타면서 상장 첫날 종가 수준까지 근접했다. 주가가 고전하면서 외국인·기관 투자가가 던진 매물을 매집했던 개인투자자는 울상을 짓고 있다.
18일 코스닥 시장에서 카카오(035720)게임즈는 전 거래일 대비 1.86% 하락한 6만3,400원에 마감했다. 지난 10일 상장한 카카오게임즈는 처음 2거래일간 238% 급등했지만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시장에 쏟아지면서 5거래일 연속 약세를 면하지 못했다.
상장 초기의 높은 관심이 진정되면서 고점에서 추격 매수를 했던 개인투자자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이달 10일 이후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이다. 10일부터 이날까지 개인은 외국인과 기관이 내던진 카카오게임즈를 3,721억원어치 쓸어담았다.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개인의 카카오게임즈의 평균 매수가격은 7만5,256원이며 이날 종가 기준 평가손실률은 -15.75%(1만1,856원)다.
단기 오버슈팅했던 카카오게임즈의 몸값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 14일 장중 한때 카카오게임즈는 8만9,100원을 찍었지만 이는 기업 역량 대비 과도한 가격이라는 우려가 나왔었다. 증권 업계는 카카오게임즈의 적정 가격을 2만8,000~4만2,000원으로 책정했다. 의무보유확약 기간이 1개월 이하인 주식 수도 전체 상장 주식의 6.20%(454만주)라는 점도 부담이다. 다만 신규 대작인 ‘엘리온’의 오는 11월 출시를 앞두고 투자심리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날 발행된 보고서에서 “단기적으로 ‘엘리온’의 성과가 카카오게임즈의 기업가치에 중요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인수합병(M&A)을 통한 지식재산권(IP) 확보 및 개발력 확충 등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카카오게임즈를 계기로 공모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경우도 나오고 있어 투자 전 기업 펀더멘털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핌스(347770)는 시초가 대비 12.86% 내린 1만8,300원에 마감했다. 이는 공모가(1만9,000원)를 하회하는 가격이다.
/이승배기자 bae@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