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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크' 디섐보의 메이저 정복기, 이제 시작이다

[PGA 투어 US오픈 최종]

'나홀로 언더파' 6언더 우승...통산 7승

몸 불린 장타 앞세워 공격적 플레이

러프 무시하고 홀 공략 고려해 티샷

윙드풋 유일 '언더파 챔피언' 등극

'괴짜·이단아' 입방아 보란듯 잠재워

울프 2위…임성재 메이저 최고 22위

브라이슨 디섐보가 21일(한국시간) 제120회 US 오픈 최종라운드 마지막 18번홀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두 팔을 들어 올리며 자축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최종라운드 2번홀 티샷 하는 디섐보. /AP연합뉴스


브라이슨 디섐보가 21일(한국시간) 제120회 US 오픈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어 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AFP연합뉴스


“그는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 말했고, 우리는 그것을 무시했다. 그의 시련에 내심 기뻐했고, 그의 성실함을 오만으로 잘못 해석했다.”

미국 골프전문 매체 골프다이제스트는 브라이슨 디섐보(27·미국)가 제120회 US 오픈 골프대회에서 우승하며 자신을 의심하는 이들을 침묵하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디섐보는 2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머매러넥의 윙드풋 골프클럽(파70·7,459야드)에서 열린 US 오픈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2개,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6언더파 274타를 기록한 그는 매슈 울프(미국·이븐파)를 6타 차로 제치고 우승컵에 입을 맞췄다.





올해 US 오픈은 애초부터 전형적이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지난 1931년 이후 처음으로 6월이 아닌 9월에 열렸고 무관중 풍경은 뉴욕 대도시권인 개최지와 더욱 대비됐다. 여기에 디섐보는 ‘코스와의 전쟁’이라 불리는 US 오픈의 전통적인 코스 공략 문법을 파괴하며 정상에 올라 특이함의 정점을 찍었다.

2017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등장한 디섐보는 ‘이단아’ 또는 ‘괴짜’로 불려 왔다. 미국 서던메소디스트대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그는 모든 아이언의 길이를 가장 좋아하는 7번 아이언(37.5인치)과 똑같이 맞췄다. 백스윙과 다운스윙 궤도가 동일한 면을 만드는 원 플레인 스윙, 퍼터 손잡이 부분을 왼쪽 팔뚝에 밀착시키는 퍼팅 그립 등 과학적인 이론을 곁들인 다양한 시도를 이어갔다. 코로나19로 투어가 중단된 기간에는 근육으로 몸을 불려 괴력의 장타자로 거듭나더니 2019~2020시즌 장타왕에 올랐다.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PGA 투어 통산 7승)을 거둔 디샘보는 샷과 체력, 정신력, 경기운영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시험하는 US 오픈 우승을 통해 자신의 방식을 입증했다. 그는 “내가 해냈다. 이 골프코스의 난도가 높기 때문에 내가 멋지게 해낸 셈”이라며 기뻐했다.

세계 1위에 올랐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디섐보는 자신만의 방식을 만들었다. 그게 좋든 좋지 않든 내가 이 대회에서 봐왔던 플레이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메이저 상위권 단골인 잰더 쇼플리(미국)는 “모두가 페어웨이를 지키는 것만 얘기할 때 디섐보는 (러프와 상관없이) 티샷을 홀 공략에 유리한 쪽으로 멀리 보낼 생각을 했다. 페어웨이에서 6번 아이언으로 치는 대신 러프에서 웨지로 치는 방법을 택했다”며 공격적인 플레이를 칭찬했다.

디샘보는 깊은 러프와 빠른 그린으로 악명 높은 윙드풋 골프클럽에서 유일하게 언더파를 작성해 6타 차 완승을 거뒀다. 이날 61명 전체의 평균 스코어는 75.03타에 달했다. 그는 이번 경기까지 이곳에서 여섯 차례 열린 US 오픈에서 유일하게 나흘 내내 오버파 없이 최종합계 언더파 스코어로 우승을 차지했다. 아울러 잭 니클라우스, 타이거 우즈(이상 미국)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전미대학체육협회(NCAA) 개인전과 US 아마추어선수권, US 오픈을 모두 제패한 선수가 됐다. 세계랭킹 9위로 이번 대회에 참가했던 디섐보는 이번주 발표되는 랭킹에서 자신의 최고 순위와 타이인 5위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선두 울프에 2타 뒤진 2위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디섐보는 장타를 앞세워 코스를 요리했다. 4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3번홀(파3) 보기를 범한 울프와 공동 선두로 올라선 디섐보는 8번홀(파4)에서 유일한 보기를 적어냈지만 9번홀(파5)에서 이글을 작렬하며 2위와의 거리를 벌려 나갔다. 미국골프협회(USGA) 홈페이지에 따르면 디섐보는 556야드의 9번홀에서 374야드 드라이버 샷을 때린 뒤 두 번째 샷을 웨지로 쳐 그린에 올렸다. 12m 이글 퍼트는 내리막을 타며 왼쪽으로 휘어져 멋지게 홀 속으로 떨어졌다. 11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한 후 남은 7개 홀을 모두 파로 지켜낸 디섐보는 우승을 확정한 뒤 두 팔을 들어 올렸다.

1913년 프랜시스 위멧 이후 107년 만의 US 오픈 첫 출전 우승에 도전했던 울프는 디섐보와 동반하며 5타를 잃어 준우승으로 만족해야 했다.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컷을 통과한 임성재(22)는 9오버파로 22위를 차지했다. 이는 2018년 PGA 챔피언십 공동 42위를 넘은 임성재의 메이저대회 개인 최고 순위다.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은 공동 6위, 저스틴 토머스(미국)와 매킬로이는 6오버파 공동 8위로 마감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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