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 검색 결과와 관련, 이용자 클릭 데이터 집계 과정에 오류가 있었고 해당 오류를 바로잡았다고 공식 입장을 밝힌 가운데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 교수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네이버의 ‘추미애 검색 카테고리 조작 의혹’에 대한 해명을 두고 “제가 추미애 검색 카테고리가 이상한걸 발견한 건 16일 오후였다”면서 “일반 정치인과 달리 ‘뉴스’와 ‘실시간’이 한참 뒤 ‘쇼핑’ 다음에 배치되었고 PC 검색은 모바일과 달리 ‘뉴스’와 ‘이미지’는 그대로인데 ‘실시간검색’은 우측맨끝 더보기항목에서 드롭다운해야만 검색하게 되어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일시적 오류일수도 있어서 캡쳐해놓고 17, 18일 이틀 더 캡쳐 확인해보니 추미애는 일관되게 이상했다”면서 “19일도 똑같은 결과여서 제가 15시경 페북에 의혹을 제기한 것”이라고 상황을 전했다.
김 교수는 이어 “이후 언론에서 제 페북을 인용해서 기사화가 되었고, 당일 19일 19-22시 사이에 추미애 모바일 검색결과가 정상이 되었음을 확인했다”면서 “그리고 20일 0시50분 기술책임자가 수정완료했다고 글을 올렸다”고 적었다.
아울러 김 교수는 “데이터 집계 오류가 있었다면 모든 키워드에 대해서 일관되게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 정상”이라고 지적한 뒤 “‘일부 검색어’ 특히 정치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추미애라는 검색어에만 그런 오류가 나올 수 있다는 해명이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교수는 또한 “데이터 집계 오류가 있었다면, 모바일과 PC 검색결과가 동일한 현상이 나와야 하는데 서로 다르게 나온 이유는 무엇이냐”고 주장했다.
여기에 덧붙여 김 교수는 “‘(공백)홍길동’의 클릭 데이터만 집계되는 오류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느냐”고 물은 뒤 “우리같은 문외한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설명을 해주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정상적 검색어인 ‘추미애’ 클릭은 집계 안되고 굳이 ‘(공백)추미애’만 집계되는 것은 오류가 아니라 조작의 가능성이 높다”고도 썼다.
더불어 김 교수는 “네이버가 수정 완료를 했다고 주장하는 시점은 9월20일 0시50분인데, 모바일 검색 결과가 정상으로 돌아온 것은 9월19일 저녁이었다”면서 “이미 정상화된 시스템에 대해서 무슨 작업을 더하느라 20일 0시50분에 완료되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 김 교수는 “제가 정상화되었다고 페북 올린 게 20일 오후라서 알리바이용으로 20일 새벽이라고 한 것이냐”고 말했다.
그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 네이버 책임자의 직접 설명이 아니라 검색 개발 관리자를 통해서 설명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도 의문”이라면서 “관리자의 글이 네이버의 공식입장이냐”고 쏘아붙였다.
김 교수는 “수준낮은 우리들이 제대로 납득될수 있도록 제대로 해명하라”면서 “우리 국민들은 네이버가 과거에 했던 일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김 교수는 지난 19일 “핸드폰으로 네이버에서 추미애를 검색하면 첫 화면 상단에 뜨는 검색 카테고리가 이상하다”며 “보통의 정치인은 뉴스-이미지-실시간 검색 순서인데 추 장관만 한참 뒤 쪽 쇼핑 다음에 뉴스-실시간검색이 드러난다”고 포털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자판에 실수로 영어키로 김근식이나 문재인을 쳐도 바로 전환돼 검색화면이 뜨는데, 추미애만 자동전환이 안 된다”며 “전문가들은 시스템상으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다고 한다. 권력의 포털통제가 사실일까”라고도 했다.
해당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이후 검색 결과가 다시 정상화되자 김 교수는 또다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어제(19일) 제가 추 장관만 검색 카테고리 순서가 이상하다고 하고 언론에 기사화되니까 오늘 바로 정상이 되었다”며 “정말 신기하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이날 원성재 네이버 검색개발 담당 책임리더는 네이버 공식 블로그 ‘네이버다이어리’를 통해 최근 불거진 추 장관 검색 결과 오류에 대해 해명했다.
원 책임리더는 “탭 순서의 경우, 이용자의 클릭 데이터를 집계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다”며 “예를 들어 ‘홍길동’ 검색결과의 경우 ”홍길동“, ”(공백 또는 특수문자) 홍길동“, ” 홍길동 (공백 또는 특수문자)“ 등의 검색어에 대한 클릭 데이터가 모두 합산돼야 하는데 ”(공백) 홍길동“의 클릭 데이터만 집계되는 오류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해당 오류는 의문이 제기된 추미애 장관 이름을 포함해, 다른 일부 검색어에서도 같은 오류가 발견돼 긴급히 바로잡는 작업에 착수했고 20일 오전 0시50분쯤 완료해 ‘네이버 고객센터’ 사이트를 통해 우선 설명했다”고 부연했다.
또한 이같은 현상이 일부 검색어에서 발생한 이유에 대해서는 “확인 결과, 검색어의 자음과 모음을 직접 입력하는 대신 복사해서 검색창에 입력하는 경우가 많은 검색어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이어 원 책임리더는 영어 자동변환 결과가 바로 보이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선 “영문으로 입력한 검색어가, 공교롭게 영문 자체로도 사용될 때는, 영문 그 자체로 검색할지, 한글 단어로 검색할지 이용자에게 한 번 더 묻게 된다”며 “‘추미애’를 영문 자판 상태에서 입력한 ‘cnaldo’ 키워드가 이 경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는 cnaldo라는 키워드가 온라인 게임커뮤니티 등에서 포르투갈 출신의 유명 축구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Cristiano Ronaldo)의 의미로 종종 사용돼 이러한 검색결과가 도출됐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원 책임리더는 “‘씨날도’ 검색어 입력 시 다수의 콘텐츠가 확인된다”며 “이 때문에 cnaldo 검색어 입력 시 자동변환보다는 이용자에게 어떤 검색어를 찾는 것인지 한 번 더 묻는 검색어 제안 형식으로 누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 책임리더는 아울러 “많은 이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담당자로서 꼼꼼하게 살피지 못해 궁금증과 불편을 드려 송구한 마음”이라면서 “오류가 발생한 부분에 대해 사과드리며, 서비스를 개선하는 과정 중에 문제점이 무엇이었는지 면밀히 검토해 향후에는 재발하지 않도록 만전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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