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계연구원은 두산공작기계와 공동으로 전량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던 최고 정밀도의 머시닝센터인 지그센터를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성과는 정부의 실증 R&D 지원을 통해 트랙 레코드(track record·실적)를 확보하고 사업화까지 연계시킨 모범 사례로 꼽힌다. 실증 종료 3년후 연간 약 100억원의 매출 및 약 40% 수준의 수입 대체 효과가 기대된다.
기계연 초정밀장비연구실 오정석 실장 연구팀과 두산공작기계가 공동 개발한 지그센터는 지그보러(Jig Borer)1)급의 탁월한 정밀도와 자동공구교환장치를 갖추고 구멍 가공 외에도 다양한 정밀 가공을 수행할 수 있는 최고 정밀도의 머시닝센터다.
지그센터는 시대별로 가장 정밀한 절삭가공장비로 인식되며 공작기계용 고정밀 구조부품, 항공기 엔진·동체 부품, 동력전달장치 부품 등 일반 머시닝센터로는 가공이 어려운 고정밀 핵심 기계류 부품의 최종 정밀도 확보를 위한 정삭가공에 주로 활용된다.
일반 머시닝센터 대비 정밀도는 약 5배, 강성(튼튼함)은 약 2배 정도의 성능이 요구되는 만큼 고도화된 설계 및 정밀 조립 능력이 필요하다. 특히 고도의 정밀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숙련된 장인이 직접 이송계의 안내면과 연결부 등 주요 부위를 정교하게 핸드 스크래핑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높은 기술적 난이도로 인해 지그센터는 독일, 스위스, 일본 정도에서만 개발이 된 상태이며 국내의 경우 전량 일본에서 수입해왔다. 세계 지그센터 시장은 약 2,600억원 규모로 추산되며 국내에는 연평균 약 120억원 규모의 지그센터를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다.
연구팀은 국내 개발사례가 없는 만큼 설계, 조립, 성능 평가 등 각 개발 단계마다 면밀한 검증을 실시했다. 개발된 4축 및 5축 수평형 지그센터 중 4축 지그센터 기준으로 공간오차 약 10㎛/m3, 헤드-테이블 간 루프 정강성 100N/㎛ 이상(하단 기준) 등 선진사 수준의 정밀도 및 강성을 확보했다. 가공정밀도도 선진사와 동등한 수준임을 확인했다.
아울러 연구팀은 설계 단계에서 공작기계 각 부위의 강성 기여도를 해석하는 기술, 위치별 구조정밀도를 자동으로 해석하는 기술, 기하학적 오차를 기계 상에서 자체적으로 측정 가능한 기하오차 기상측정 기술 등 지그센터급 고강성·고정밀 공작기계의 설계와 정밀도의 평가 및 보정에 필요한 핵심 원천기술도 확보했다.
이 가운데 4축 수평형 지그센터 시제품(모델명: HSP8000)은 두산공작기계에 설치돼 높은 가공품질이 요구되는 공작기계 헤드바디를 대상으로 양산을 통한 실증이 진행중이며 현재 약 100개 양산 샘플을 결함 없이 생산하고 있다. 연구팀은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 기업에 이미 한 대를 판매 계약하는 성과도 거뒀다.
기계연 오정석 연구실장은 “전량 일본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지그센터의 국내 최초 개발로 고정밀 머시닝센터의 개발 및 제조역량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데 큰 의미가 있다”며 “높은 강성이 필요한 항공기 엔진부품용 머시닝센터 등 독일, 일본이 선점하고 있는 고부가가치 공작기계 개발에서의 기술적 기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전=박희윤기자 h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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