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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자 등 거장이 믿고 작품맡긴 박주환 동산방 창업주 별세

1세대 화랑, 한국화랑협회 발족에 기여

무산위기 '현실과 발언' 창립전 열어줘

천경자 등 동양화 거장의 표구 도맡아

동산방화랑 창업주인 박주환 전 한국화랑협회 회장. /사진제공=한국화랑협회




한국 1세대 화랑을 대표하는 ‘동산방화랑’ 창립자 박주환 전 한국화랑협회장이 21일 밤 별세했다. 향년 91세.

한국화랑협회는 22일 “화랑가의 큰 어른으로서 버팀목이 되어주셨으며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아오신 분”이라며 조의를 표했다.

1929년 충남 당진에서 태어난 고인은 청년 시절부터 표구(表具) 기술을 익혀 1961년 표구사 ‘동산방’을 세웠고, 1975년 ‘동산방화랑’으로 활동 영역을 확장해 미술계로 본격 진출했다. 개관 이후 동양 고서화와 한국화 기획 전시로 명성을 쌓았고 1976년의 ‘동양화 중견작가 21인전’, 1977년 ‘한국 동양화가 30인 초대전’ 등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지금은 원로 거장이 된 민경갑·이종상·송수남 등 당시 30~40대 초반의 작가들을 발굴한 공이 크다. 1980년 민중미술단체 ‘현실과발언’의 창립전시가 문예진흥원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당국의 제지로 무산 위기에 놓이자, 자신의 화랑으로 전시장을 옮겨 성사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삼원·삼재의 표구에 정평이 나 있으며, 청전 이상범·월전 장우성·천경자·박노수 등이 주로 찾는 표구상이었다.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가 논란에 휩싸였을 당시 동산방 표구임이 진위 여부의 참고자료가 됐을 정도다.

소장품 구입예산 이 열악한 국립현대미술관에 청전 이상범의 1926년작 ‘초동’(등록문화재 제532호)을 기증한 것은 화랑의 기증 문화를 선도한 모범으로 꼽힌다.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이상범의 ‘초동’은 고 박주환 회장이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한 작품이다. /서울경제DB


1976년에는 명동화랑·양지화랑·조선화랑·현대화랑 대표와 머리를 맞대 한국화랑협회의 발족을 이끌어 점차 커지는 미술시장의 미술품 유통질서를 바르게 세울 토대를 마련했다. 초대이사진을 거쳐 제 2대(1978~1981), 6대 회장(1987~1991)을 역임했다.

화상(畵商)으로는 처음으로 2008년 옥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유족은 3남으로 우홍(동산방 대표)·우성(재미 의사)·우석(재스웨덴 디자이너)씨다. 장남 우홍씨가 대를 이어 화랑을 운영하고 있으며 그 역시 한국화랑협회장을 역임했다. 장례는 화랑협회장으로 치러지며 빈소는 23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다. 발인 25일 9시.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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