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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미래차 전환의 출발점

허남용 한국자동차연구원장





최근 자동차 업계의 최대 이슈는 미래차다. 미래차를 향후 누가 이끌어갈지 주변에 물으면 테슬라의 동향으로 답하는 사람도 있고 현대차를 언급하는 경우도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 기업인 제너럴모터스(GM)와 도요타 역시 빠지지 않는다. 흥미로운 점은 전문가들조차 ‘미래차=완성차’라는 공식을 전제하고 답한다는 것이다. 마치 미래차가 조만간 출시될 몇몇 신차들의 성패에 달렸다는 인식이다. 과연 그럴까.

자동차 산업은 장인 몇 명이 모여 물건을 깎고 다듬는 수공업과는 판이하다. 자동차 한 대에는 2~3만개의 부품이 필요하다. 아무리 뛰어난 기업도 거대한 분업 구조의 일원일 수밖에 없고 중소 협력업체라도 실수가 있으면 완성차의 품질은 추락한다. 미국·독일·일본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도 개별 기업의 역량과 협력 시스템의 산물에 다름 아니다. 물론 이런 원칙은 현대 제조업의 많은 부분에 통용되고 미래차 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자동차가 대표적 종합 산업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국내 미래차 경쟁력은 불안해지기도 한다. 무역갈등이 쏘아 올린 공급망 재편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 경기침체 속에서 생존이 급한 부품 업체들은 연구개발 여력이 부족하다. 토종 스타트업들도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속도전에서 미국이나 중국에 밀리는 양상이다. 결국 많은 기업들이 빠르게 변하지 못한다면 미래차 전환 목표는 달성하기 쉽지 않다.



다행인 것은 국내 기업들의 미래차 전환을 향한 확고한 의지다. 최근 정부가 미래차 산업을 위해 부품기업 혁신 지원에 나서자 많은 기업이 참여 의사를 밝혔고 시제품 제작, 시험평가, 컨설팅 등 다양한 노력을 통해 미래차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기존 사업 노하우를 살려 사업기회를 발굴한 기업도 많다. 최근 경남 지역의 인테리어 모듈 업체는 전기차 배터리 모듈 업체로 변신했고 경기도의 한 엔진 회사는 열제어 기술을 바탕으로 수소전기차 연료전지스택 분야에 진출했다.

미래차를 향한 정부의 정책 지원도 기대할 만한 포인트다. 정부는 자동차 산업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미래차 연구개발(R&D)과 규제 개선, 자금 지원 등에 팔을 걷어붙였다. 지속적 관심이 이어진다면 코로나19 이후 국내 기업의 미래차 전환이 본궤도에 오르고 개별 기업의 역량도 한층 강화될 것이다. 정부는 그때를 대비해서 이종기업 간 협력을 포함해 미래차 산업에 걸맞은 강건한 협력시스템이 탄생하도록 새로운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한국 자동차 산업을 일군 것은 “매일 매일 새로워야 한다”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당부처럼 변화를 갈구하는 끊임없는 노력 덕분이었다. 제철소에서 시작해 소재·부품·완성차 기업으로 이어지기까지 모두가 변화에 동참했다. 미래차 전환이라는 미증유의 과제 앞에 다시 한번 산업계 전반이 혁신의 신발 끈을 조여 맬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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