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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유니콘보단 기술기업에 관심을

박호현 성장기업부 기자





“중소벤처기업부는 지금 쏘카에 투자금이 들어오는 날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 리스트에 넣으려고요”

한 벤처캐피털(VC) 관계자는 중기부가 예비·아기 유니콘 지원보다 유니콘 ‘리스트업’에 더 신경을 쓰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차라리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이 스타트업 지원에 더 힘이 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의 21대 총선 2호 공약은 유니콘 30개 만들기였다. 중기부도 이에 호응하고 있다. 하지만 유니콘을 만드는 것은 정부가 아니라 외국계 기관투자가들인 것이 현실이다. 마켓컬리가 대표적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막대한 투자로 현금고갈 직전까지 갔던 마켓컬리는 올해 초 세쿼이어(중국) 등 외국계 기관투자가에서 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지난해 어려움을 겪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주문이 크게 늘어나며 거래액이 폭증했고 자연스럽게 대규모 투자까지 유치했다.



지난해 말 유니콘에 오른 e커머스 무신사 역시 물류확충 등 ‘퀀텀점프’를 위한 목돈이 필요했는데 그때 손을 잡은 것도 외국계 기관이었다. 1년 가까이 진행된 협상 끝에 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이끌어내며 유니콘으로 올라섰다.

이렇게 잘되는 기업에는 국내외 기관의 러브콜이 이어진다. 중기부도 이러한 유니콘에 K유니콘이라는 이름을 붙여가며 마치 중기부가 유니콘으로 성장시킨 것처럼 포장한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과 관심이 필요한 곳은 순수 기술기업이다. 플랫폼 기업처럼 빠르게 성장하는 것이 아닌데다 연구개발에 오랜 시간과 비용이 들어 투자 유치가 어렵기 때문이다. 한 자율주행 스타트업 대표는 “기술기업에 대한 자본시장의 관심은 매우 차갑다”며 “정부 입장에서 모험투자를 더 적극적으로 밀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커머스 스타트업의 경우 상장·인수합병 등 회수가 상대적으로 쉬워 투자유치가 용이하지만 순수 기술기업은 그렇지 않아 자금조달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VC의 입장도 비슷하다. 한 VC 대표는 “국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술기업 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기술기업은 투자를 회수할 방법이 많지 않아 투자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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