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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설
[사설]우리 국민 총살 지켜만 보고 ‘단호 대응’ 말뿐인가

北 '미안' 한마디로 넘어갈 일 아니다

우리 국민이 북한군에게 피살되는 모습을 지켜만 본 문재인 정부가 말로만 ‘강력 대응’을 외치고 있다. 문 대통령은 25일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그 어떤 행위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는 원론적 언급을 했다. 하지만 서해상에서 우리 공무원을 사살하고 불태운 북한의 반(反)인륜적 만행은 일절 거론하지 않았다. ‘북한’이라는 단어는 아예 등장하지도 않았다.

문 대통령은 북측의 소행을 알고도 ‘평화’에 집착했다. 청와대는 22일 밤 우리 국민이 총살된 사실을 보고받고도 3시간 뒤 종전선언을 제안하는 문 대통령의 유엔 화상연설을 그대로 내보냈다. 문 대통령은 이튿날 군 장성 진급·보직 신고식에서도 북한과의 평화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도 직접 주재하지 않았다. 2018년 이후 북한의 미사일 발사 도발 등 중요한 시점에도 대부분 NSC 회의를 대통령이 아닌 국가안보실장이 주재했다. 그러니 야당 일각에서 문 대통령에 대해 “군 통수권자 자격이 없다”는 성토까지 나오는 것이다.

우리 군은 북한 해안에서 구명조끼를 입은 공무원이 발견돼 사살되기까지 6시간이나 주어졌음에도 지켜보기만 했다. 문 대통령은 피살 3시간 전 북측의 실종 공무원 발견 사실을 보고받았지만 대북접촉이나 구출작전을 지시하지 않았다. 공무원 피살 이후 정부는 “북한이 9·19군사합의 정신을 훼손했지만 세부 항목을 위반한 것은 아니다”라며 북측을 엄호했다. 비무장 민간인에게 총격을 가한 북측의 행위는 9·19군사합의와 제네바협약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다. 이를 계기로 휴전선 인근에서 우리 군의 훈련도 제대로 하지 못하게 하는 9·19군사합의를 폐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북한은 25일 노동당 통일전선부 명의의 통지문을 통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뜻을 전했다. 그러나 ‘미안’이라는 말 한마디로 대충 넘어갈 수는 없다. 북측은 이 통지문에서도 시신 훼손을 부인하며 우리 국방부의 발표에 유감을 표시했다. 우리 정부는 “용납할 수 없다”는 항의 표시에 그쳐서는 안 된다. 남북 공동조사를 통해 진실을 규명하고 북측으로부터 책임자 처벌과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려면 말로만 평화 타령을 할 게 아니라 압도적인 국방력을 갖춰 안보를 튼튼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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