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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설
[사설]‘영해 침범’ 주장한 北 적반하장, 누가 이런 상황 불렀나
북한이 27일 ‘남조선 당국에 경고한다’는 제목으로 발표된 조선중앙통신사 보도를 통해 ‘해상군사분계선’ 무단침범 행위를 중단하라고 우리 정부에 요구했다.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서해상에서 북한군에게 피살된 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미안하다”는 사과 발언을 전하더니 돌연 태도를 바꾼 것이다. 우리 군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아래 남측 영해에서 시신 수색 활동을 정상적으로 했을 뿐이다. 그런데도 북한은 1999년 자신들이 일방적으로 정한 해상군사분계선을 기준으로 삼아 ‘영해 침해’라는 억지 논리를 폈다. NLL은 1953년 당시 제해권을 장악했던 유엔군과 남한 해군이 더 이상 올라가지 않겠다는 북방한계를 정한 것인데 그동안 이를 묵인해온 북한이 뒤늦게 생떼를 부리는 것이다.

우리가 반인륜적 만행을 저지른 김정은 정권으로부터 왜 이런 궤변을 들어야 하나. 이렇게까지 된 데는 북한 통일전선부의 통지문을 통한 김 위원장의 ‘미안’ 한마디에 민망할 만큼 들뜬 모습을 보이면서 북한 감싸기에 나선 문재인 정부 탓이 크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신속하게, 또 미안하다는 표현을 두 번씩 사용하면서 북의 입장을 발표한 적은 없었다”고 반겼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김 위원장 리더십이 계몽군주 같다”고 치켜세웠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국군의날 기념사에서 북한의 만행은 일절 거론하지 않고 ‘평화’라는 단어만 6번 쓰는 등 한반도 평화에만 매달리는 듯한 대북정책을 추진한 탓이기도 하다.

남북정상회담 이후에도 핵 폐기 로드맵을 제시하지 않고 도발을 계속해온 북한은 우리의 대북 유화 정책만으로는 결코 변하지 않는다. 북한군이 대한민국 공무원을 총살하고 불태우는 만행을 저지르는 동안 지켜보기만 한 뒤 맹목적 북한 편들기에 나선 정부의 행태가 북측의 적반하장을 초래했다. 정부는 27일 안보장관회의를 열어 북측에 공무원 피살에 대한 공동조사를 요청했다. 정부는 북한 눈치 보기를 그만하고 북측에 책임자 즉각 처벌과 재발 방지 약속 등을 엄중히 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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