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며칠간 올드 트래퍼드에서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1,000번은 말한 것 같아요. 우리 선수들은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줬고 그에 걸맞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조제 모리뉴(57·포르투갈) 감독에게 5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6대1 대승은 의미가 남다르다. 그는 지난 2018년 12월까지 2년 반 동안 맨유를 이끌었다. 맨유를 2016~2017시즌 유로파리그 정상에 올려놓고 다음 시즌 리그 2위로 안내했지만 선수들과 불화설이 끊이지 않았고 끝내 2018~2019시즌 중 경질됐다.
지난해 11월 토트넘 감독으로 부임한 후 첫 시즌에 맨유전 1무1패로 재미를 못 봤던 모리뉴는 세 번째 맞대결에서 통쾌한 승리를 거뒀다. 역사적 완승의 중심에는 손흥민이 있었다. 지난달 28일 손흥민의 부상 소식을 알리며 장기 결장 가능성도 내비쳤던 모리뉴는 2일 유로파 플레이오프 경기 뒤 조기 복귀 가능성을 언뜻 내비쳤고 이날 깜짝 선발 기용으로 팬들을 놀라게 했다. 리그컵 16강과 유로파 플레이오프까지 2경기만 쉬고 돌아온 손흥민은 마치 부상이 없던 사람처럼 공격 진영을 헤집고 다니면서 올 시즌 세 번째로 한 경기 공격 포인트 3개 이상을 작성했다. 손흥민은 지난해 11월 웨스트햄전에서 1골 1도움을 올려 토트넘 감독 데뷔전에 나선 모리뉴에게 3대2 승리를 선물하는 등 필요할 때마다 앞장서서 모리뉴의 체면을 살려주고 있다. 맨유전 득점으로 손흥민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빅5(아스널·리버풀·맨체스터시티·맨유·첼시)를 상대로 각각 1골 이상씩을 기록하게 됐다. 모리뉴는 “어제 급하게 출전을 결정했다. 손흥민의 정신력과 의료팀의 노력 등 모두가 힘을 합쳐 이뤄낸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편 손흥민과 해리 케인은 이날 2골을 주고받으면서 정규리그 합작 득점을 26골로 늘렸다. 현역 콤비 중 최다 득점이며 역대로 따져도 5위에 해당한다. 올 시즌 손흥민은 득점 공동 1위(6골), 케인은 도움 단독 1위(6개)를 달리고 있다. 손흥민은 “케인이 올 시즌 저한테 많은 어시스트를 해줬지만 저는 그러지 못해 부담이 있었는데 오늘 골을 도와서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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