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와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심각한 정치적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호주산 석탄 수입을 중단했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호주산 석탄 수입을 중단할 것을 중국 기업들에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발전소와 제철소에는 호주산 석탄 사용을 즉각 중단하라는 구두 지시가 내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통신은 “이번 조치가 언제 끝날지, 이미 체결된 장기 계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호주와 중국의 관계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악화일로다. 지난 4월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코로나19 기원에 대한 국제조사 방안에 지지를 촉구하는 등 사실상 미국 편을 들면서 중국은 호주에 대한 전방위적인 보복 조치를 취해왔다. 중국은 지난 5월 호주의 4개 도축장에서 생산된 쇠고기 수입을 금지하고, 호주산 보리에 대한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은 또 자국민에 대해 호주 유학과 관광을 자제하도록 권고한 데 이어 호주산 와인에 대한 반(反)덤핑 조사 및 보조금 지급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중국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석탄 사용을 줄이려 하는 것도 이번 석탄 수입 중단 조치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환경오염을 줄이고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점차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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