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통신업계는 SK텔레콤(017670)의 모빌리티 사업 분사 결정으로 가장 강력한 모빌리티 회사가 탄생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의 이번 분사 결정은 이미 시장에서 어느 정도 예견돼 왔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250여 명의 전문 인력을 보유한 모빌리티사업단을 출범시키며 사실상 이를 예고한 바 있으며, 지난 5월에는 모빌리티사업부 일부를 서울 을지로에서 종각으로 이전하며 모빌리티 사업의 분사를 착실히 준비해 왔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도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박람회(CES)에서 “모빌리티는 5세대(5G) 시대 혁신적 변화를 맞는 사업 분야”라고 밝히는 등 모빌리티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이렇게 준비를 해 온 SK텔레콤의 이번 결정에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에서 빠르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더 이상 분사를 늦출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T맵이라는 막강한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SK텔레콤 모빌리티 사업단이 더욱 빠르게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독립’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지였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분할 방식도 성장을 위한 투자와 좀 더 빠른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인적분할이 아닌 물적분할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외부 자금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지배력 저하가 예상되는 인적분할보다 빠른 결단과 투자 유치가 가능한 물적 분할이 최선이었다는 설명이다. 또 SK텔레콤이 지분 100%를 갖게 되면서 지분율 변화 없이 기존과 동일한 지배력 행사가 가능해 다양한 협업은 물론 빠른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이미 SK텔레콤은 국내외 다양한 기업들로부터 협력방안을 제안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 모빌리티 업체인 우버로부터 1,000억원대 투자 유치가 진행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앞서 LG화학 역시 배터리 사업을 분할하면서 물적분할 방식을 택한 배경에 대해 “신설법인의 성장에 따른 기업가치 증대와 함께 연구개발(R&D) 협력을 비롯한 전지 재료 사업과 연관성 등 양사간 시너지 효과에 대한 장점을 고려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분사를 통해 SK텔레콤은 T맵 기반 온라인기반오프라인서비스(O2O)를 더욱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사업모델을 선보인 택시호출과 주차장, 대중교통 지하철 칸별 혼잡도 제공 등을 뛰어넘는 새로운 서비스 출시도 줄을 이을 전망이다. T맵을 통해 쌓아온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정보통신기술(ICT) 복합기업으로 키우겠다는 포석이다.
한편 이번 분사 결정과 관련 SK텔레콤 노조 측 반발이 예상되는 가운데 회사 측은 노조와의 간담회를 여는 등 노조원 설득 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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