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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에어백이 '올인원 조끼'로 탄생"…'7인의 친환경 자동차 핫 패션'

■'현대차 리스타일'로 뭉친 글로벌 디자이너 7인 인터뷰

푸시버튼·알리기에리·리차드퀸 등

"지구촌 동반생존 힘 모아야 할 때"

에어백·안전벨트 등 자동차 소재

의류·목걸이·팔찌 등으로 재탄생

작업제품 英서 한정판 판매 돌입

수익금은 친환경 패션 지원 기부

“폐기물·쓰레기도 세상 유일 럭셔리템 승화

대기업 움직여야 친환경 협업도 이끌어 내

















알리기에리의 로쉬 마하타니


이엘브이 데님의 안나 포스터


퍼블릭 스쿨의 다오이 초와 맥스웰 오스본


푸시버튼의 박승건


리차드 퀸의 리차드 퀸


로지 애슐린의 로지 애슐린


“현대자동차로부터 친환경 업사이클링을 통해 옷을 만들어 달라는 의뢰를 받은 후 전달받은 재료가 ‘자동차 에어백’을 그대로 터뜨려 뜯은 원단이었어요. 자동차 운전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에어백 원단의 특성을 그대로 살리면서 패션과 디자인, 트렌드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최근 전세계 트렌드인 ‘워크웨어(작업복)’를 콘셉트로 미싱도 힘든 원단 본연의 특성을 적극 활용해 에어백이 터진 부분은 공구 주머니로 스타일링해 ‘올인원 조끼’를 탄생시켰어요(푸시버튼의 박승건 디자이너).”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를 굳힌 한국의 푸시버튼을 비롯해 알리기에리, 이엘브이 데님, 퍼블릭 스쿨, 리차드 퀸, 로지 애슐린 등 글로벌 친환경 패션 시장에서 가장 핫한 젊은 디자이너 6명이 뭉쳤다. 자동차 제작 과정에서 나오는 자투리와 폐기물 즉 에어백, 안전벨트, 카펫, 폐가죽을 이용한 현대자동차의 업사이클링 패션 프로젝트 ‘리스타일(Re:Style) 2020’의 주인공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환경 보호와 지역 사회 공생, 지속 가능성을 모색하고 실천하는 친환경 패션의 대표 주자라는 점. 이름만으로도 핫한 의식있는 젊은 이들을 최근 잇따라 인터뷰했다. 지난 5월부터 프로젝트를 진행해 완성된 에어백 공구 조끼, 안전벨트 초커, 폐가죽시트 점프 수트 등은 13일부터 영국 셀프리지스 백화점 오프라인에서 한정판 판매를 시작했다. 그들은 “코로나19는 그간 자행된 인류의 무모한 개발과 환경파괴에 경종 울린 것으로 지구촌 동반 생존과 환경 개선을 위해 이종 산업간 협업이 열쇠”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현대차 ‘리스타일’ 첫 프로젝트에서 쓰인 재료는 흔히 볼 수 있는 자동차 가죽 시트였지만 올해는 에어백·자동차 유리·안전벨트 등 난해한 소재가 채택돼 시작부터 관심을 끌었다.

박승건 디자이너는 글로벌 하이엔드 브랜드를 표방하면서 2012년 일찌감치 브랜드 ‘푸시버튼’에는 모피를 전혀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신선한 반향을 일으켰다. “기존 유리공예, 퍼니처 등을 뛰어넘는 자동차 소재라서 즐거운 흥분을 했습니다. 과정은 고되고 힘들었지만 열매는 예상 보다 훨씬 달았어요. 현대차와 같은 큰 기업이 움직이는 것만으로 대중들은 친환경 가치 실현에 동참하게 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에어백 업사이클링 작업을 통해 ‘과정’이 정말 중요하다는 사실도 다시끔 깨달았죠. 싸다는 이유로 사서 쉽게 쓰다 버리는 것이 지구에 더 악행입니다. 행여 싸고 좋은 것이 있다면 이는 누군가의 희생을 불러 일으키지요. 명품차, 명품 브랜드로 오랫 동안 소유하고 싶은 제품을 만드는 것 또한 환경을 위하는 길이 아닐까요.”

패셔니스타들 사이에선 상당히 알려진 영국 주얼리 브랜드 ‘알리기에리’의 디자이너 로쉬 마하타니는 골드가 아닌 도금한 독특한 소재를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자동차 안전벨트와 유리 등을 이용한 초커, 목걸이, 팔찌 등을 제작해 자동차 폐기물이 의류 외에도 다양하게 재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제쳤다.



“어릴 적 우리 가족은 아프리카에 살았는데 로드 트립을 자주 떠나곤 했어요. 차를 타고 이동 중에 가장 행복하게 간직했던 기억은 안전벨트의 패브릭을 만지작거리며 놀았던 기억이죠. 그래서 작업할 소재들을 보고 신이 났었답니다. 소재들이 우리 손을 거쳐 조금씩 변모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가장 즐거웠어요. 처음에는 폼과 유리로 어떻게 유행을 타지 않고 오래도록 간직할 스타일 피스를 만들어낼지 막막하게 느껴졌었죠. 소재를 통해 스스로 한계를 뛰어 넘는 작업이 기억에 남습니다. 우리는 현대차에서 제공한 소재를 가지고 행운의 부적처럼 지닐 수 있는 주얼리 콜렉션을 만들었어요. 헤드라이트 유리를 조각 내어 보석처럼 펜던트 소재로 활용하고 자동차 시트에 실버와 골드 도금을 해 오가닉 암석처럼 보이게 만든 거죠. 안전벨트는 진주 클러스터를 장식해 강렬한 느낌의 초커와 헤어피스로 다시 태어났어요. 버려지는 것으로 만들었지만 세상에서 유일한 럭셔리한 쥬얼리가 된 거죠.”

그는 “패션과 자동차 산업이 만나 힘을 합쳐 쓰레기로 버려지는 자투리 소재를 활용해 아름다움을 창조해낼 수 있다는 점이 경이롭게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데님 패션 브랜드인 ‘이엘브이 데님’은 제작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고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는 영국의 루키 친환경 브랜드로 꼽힌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자동차 자투리 가죽시트와 데님을 믹스매치해 역동적이면서 모던한 이미지의 점프 수트를 만들어냈다. 디자이너 안나 포스터는 “자동차 제조에 사용되는 가죽은 가죽 패브릭과는 완전히 달랐다. 자연적인 방식만을 고집하는 브랜드의 원칙상 우리는 헤어드라이어로 가죽에 열을 가하고 코코넛오일이 잘 배어들게 마사지해 가죽이 몸을 따라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부드럽게 만들었다. 현대차는 타 산업과의 협업 분야에서 자동차 업계의 선두에 서서 글로벌 친환경 표준을 세우려고 노력하는 기업이다.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을 찾기 위해 이종 산업이 힘을 합치는 것이야 말로 합리적인 방안이다. 누군가의 쓰레기는 다른 사람의 보배라는 것을 우리와 현대차가 입증해 보였다”고 감탄했다. 패션 기업이 먼저 앞장서 소비자를 교육하고 환경을 의식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퍼블릭 스쿨의 디자이너 다오이 초와 맥스웰 오스본은 지난해 미국에서 열린 ‘지속가능 패션 프로그램’의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60% 재활용 면과 40% 오가닉 면을 사용해 티셔츠와 후드 티셔츠 등 기본 아이템을 제작해 일반 소비자가 아닌 패션업계 디자이너와 소매업자들에게 판매하는 독특한 브랜드다. 퍼블릭 스쿨은 에어백에 안전벨트를 어깨끈으로 덧댄 유틸리티 베스트를 내놓았다.

‘리차드 퀸’은 몽클레르와의 컬래버레이션으로도 이름 나 있는 잘 나가는 신예다. 그는 에어백 소재를 메인 원단으로 사용한 코르셋에 꽃무늬 패턴을 더해 의상의 친환경적인 느낌을 강조했다. “고객들은 자신들이 입고 있는 옷들이 어디서 왔는지를 더 많이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현대차와의 프로젝트는 제가 제품을 만들 때 더욱 창의적이며 친환경적으로 만들어야 겠다고 저를 독려하는 계기가 되었지요.”

동물성 원단 제품은 사용하지 않기로 잘 알려진 고급 여성복 브랜드 ‘로지 애슐린’은 자동차 제조 과정에서 버려지는 자동차 카펫 원단을 이용해 고급스럽고 세련된 토트백을 제시했다. 디자이너 로지 애슐린은 “우리 모두는 다음 세대를 위해 지구를 재생하고 다시 활력을 불어넣어야 할 공동의 의무가 있다”며 “자원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것, 버려지는 소재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것, 무언가를 하는 그룹의 일원이 되는 것은 즐거운 일”이라고 감격했다.

이들 제품은 지난 13일부터 영국 유명 백화점 ‘셀프리지스’ 런던 매장에서 한정판으로 전세계 판매를 시작했다. 판매 수익금은 세계 4대 패션위크 중 하나인 런던 패션위크를 주관하고 친환경 패션사업을 적극적으로 주도하고 있는 영국패션협회에 기부돼 친환경 패션의 홍보를 위한 지원금으로 사용된다.

/심희정 라이프스타일 전문기자 yvett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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