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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장기화하는 미중갈등···주요 쟁점은



미국이랑 중국. 사이가 썩 좋지 않은 건 다들 알고 계시죠? 구글에 ‘미중’까지만 검색해 봐도 ‘냉전’ ‘전쟁’ ‘대립’ ‘갈등’ 등 따라붙는 연관검색어들이 살벌합니다. 그런데 이 두 나라, 대체 왜 이렇게 사이가 안 좋은 걸까요? 언제부터 갈등이 시작됐는지,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건지, 그리고 혹시 끝까지 싸우면 대체 누가 이기는 건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 미중 관세전쟁, 왜 장기화되나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가시화된 건 2018년 7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제품에 높은 관세를 매기면서였습니다. 무역 분쟁의 시작이었죠. 당시 미국은 340억 달러어치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를 25%로 인상하며 선공을 날렸습니다. 트럼프는 후보 시절부터 보호무역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는데요, 특히 중국과의 무역 적자가 5천억 달러에 달한다는 점을 골칫거리로 여기고 있었죠. 트럼프의 이런 강경한 태도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었습니다. 2011년, 트럼프는 저서 ‘강한 미국을 꿈꾸다(Time to get tough)’에서 “우리가 물렁물렁한 태도를 버리고 강경하게 나서면, 미국은 다시 부국이 될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미국우선주의’를 꾸준히 주장해온 거죠.



중국은 미국의 선공에 대해 “한 대 맞으면 바로 친다”며 강력한 무역 보복을 선언했습니다. 미국 수입품에 역관세를 매긴 거죠. 그리고 지금까지 무려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미중은 보복과 재보복을 반복하며 싸움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심지어 싸움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긴 커녕 오히려 범위를 넓혀가며 번지고 있는 모습이죠.

그렇다면 이 관세전쟁, 누가 더 유리할까요? 경제 논리로만 봤을 땐 중국이 훨씬 손해입니다. 2019년 기준 중국의 대미 수출액은 5,300억 달러 규모인데요. 그에 반해 미국의 대중 수출액은 1,200억 달러밖에 되지 않습니다. 즉, 같은 수준의 관세를 매길 경우, 중국이 무조건 더 큰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구조인거죠.

하지만 중국은 아직까지도 관세전쟁에 ‘결사항전’의 태도로 임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초기부터 관세전쟁을 “무역전쟁이 아닌 인민전쟁”이라고 선언하기까지 했죠. 중국은 대체 명백히 손해인 이 게임을 왜 끝내지 않는 걸까요? 단순히 자존심 문제로 보긴 어렵습니다. 중국이 전력을 다하고 있는 건 이번 싸움이 단순히 ‘경제적 이득’하고만 연관된 싸움이 아니기 때문이죠. 관세전쟁은 향후 패권을 누가 쥐느냐까지 이어지는 ‘패권전쟁’의 일부입니다. ‘중국몽’까지 가기 위해 중국은 신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당장의 이익 때문에 불리한 합의를 했다간 미래가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니까요. 미국 역시 다를 바 없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는 중국의 경제력과 기술 발전 추세를 그대로 뒀다간 미국과의 격차가 점점 좁혀질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안고 있죠. 그러니 서로 조금도 양보하기 어렵습니다.



◇ 중국은 언제부터 G2가 되었나

그렇다면 중국은 언제부터 미국에 대응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한 걸까요? 1980년대까지만 해도 도광양회, 즉 국력이 생기기 전까진 몸을 낮춘다는 외교 정책을 펴던 중국은 물밑에서 꾸준히 성장해오다 2008년 들어 도약의 기회를 맞이합니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세계가 휘청거릴 때, 중국은 높은 경제성장률을 유지했죠 이 시기 중국은 값싼 노동력을 앞세워 ‘세계의 공장’으로 세계 경제에서 지분을 넓혀갔습니다. 이후 자신감을 얻은 중국은 이듬해 G20에서 달러 중심의 기축통화체제에 문제를 제기하고, BASIC을 만들어 미국에 대항하는 등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010년, 일본을 제치고 GDP 2위 국가로 올라서게 됐죠.



중국의 자신감은 2012년 시진핑 정부의 출범 이후 더욱 굳건해졌습니다. 패권국 미국에게 대등한 지위를 강조하며 ‘신형 대국관계’, ‘태평양 양대국론’을 언급하는 등 대외정책 기조를 전환한 건데요. 이후 ‘중국몽(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과 같은 아젠다의 출현으로 이어졌습니다. 중국 정부는 중국몽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일대일로 프로젝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 남중국해 영해 주장 등 대외팽창적 정책들을 적극 진행해오고 있죠.



그 결과 자연스럽게 지역과 영역을 불문하고 미국과 부딪히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특히 2011년 오바마 행정부가 대외정책 기조를 ‘아시아로의 회기(Pivot to Asia)’로 설정하면서 미중 간 불편한 관계는 본격적으로 시작됐죠. 사실상 미중의 패권 싸움의 서막은 트럼프 정부의 출연 전부터였던 겁니다.

◇ 투키디데스의 함정 이론으로 본 미중 갈등

미중 패권전쟁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보면 좋을 이론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투키디데스의 함정’인데요. ‘투키디데스의 함정’은 국제정치학자 그레이엄 앨리슨이 고대 그리스의 아테네와 스파르타 간 전쟁 전개 양상을 오늘날의 국제 관계에 대입해 만든 이론입니다. 신흥 대국의 등장은 기존 패권국에 두려움을 안겨주게 되고, 두려움을 느낀 패권국은 도전국의 성장을 막으려고 하고, 결국 두 국가는 갈등을 맞이해 무력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설이죠.



그레이엄 앨리슨은 지난 500년 역사를 분석해 도전국과 패권국이 세력전이를 맞이한 순간을 16개의 사례로 선별해냈는데요. 이 중 미국은 3번이나 포함되어 있습니다. 20세기 초 영국으로부터 평화적으로 패권을 넘겨받게 된 이후 쭉 세계 1위의 자리를 지켜온 만큼 벌써 두 번이나 신흥 세력으로부터 도전을 받았죠. 미국은 소련과는 팽팽한 군비 경쟁을 이어가던 중 소련의 체제가 붕괴하는 상황을 맞으면서, 그리고 미국 최대의 흑자국이었던 일본과는 1985년 플라자합의를 통해 엔화를 50% 절상시켜 일본 경제 버블을 꺼뜨려버리면서 패권국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미중 갈등의 양상은 또 다릅니다. 일단 중국에 대한 미국의 대응이 뒤늦었다는 관측이 많죠. 미국이 일본에 플라자합의를 제시한 건 일본이 미국 GDP의 59% 수준이었을 때였는데요. 중국은 이미 미국 GDP의 60%를 훌쩍 넘어선 상태입니다. 정치 체제 역시 중국은 시진핑이 임기 기한까지 없애면서 강력하고 일관된 중앙집권 통치 체제를 유지하고 있죠. 심지어 소련과 일본의 과거를 그대로 지켜본 중국이 호락호락할 리도 없습니다.

◇ 미중 패권전쟁, 어떻게 흘러가고 있나

현재 미중 패권 전쟁은 관세전쟁에 이어 환율전쟁, 기술전쟁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는 양상입니다. 보호무역을 내세우며 관세전쟁을 촉발한 미국이 환율전쟁까지 선포한 건 미국 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면 중국의 통화가치 하락까지 문제 삼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거라고 볼 수 있죠. 하지만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목격한 중국으로선 필사적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미국이 중국에게 기술전쟁을 선포하는 이유도 명확합니다.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문제 때문이죠. 중국의 응용 기술은 점차 발전하고 있지만, 미국처럼 원천 기술 보유국은 아닙니다. 지금 중국의 산업 기술 탈취 문제를 막지 못한다면, 중국이 야금야금 양국 간 기술 격차를 좁혀 미국의 발목을 잡을 수 있죠. 하지만 미국이 원천 기술의 핵심을 틀어쥐고 있는 이상 기술 격차는 따라잡을 수 없다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 미국이 ‘화웨이 때리기’에 나서는 이유

그런데 한 가지 주목할 점이 있습니다. 미중 기술전쟁이 기업 ‘화웨이’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인데요.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 등 화웨이보다 큰 기업들도 많은데, 왜 미국은 끊임없이 화웨이 때리기에 나서는 걸까요?

미국의 입장에서 봤을 때 화웨이는 민간 기업이 아닙니다. 우선, 화웨이가 가장 강점으로 내세우는 것 중 하나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싼 가격’입니다. 단순 비교를 해보자면 타 기업에 비해 30% 저렴한 가격에 같은 기술력을 사용할 수 있는 건데요. 동남아, 남미 등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땐 90%에 달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하죠. 손익분석을 해보면, 민간 기업이 진행하기 불가능한 적자인 겁니다. 실제로 화웨이의 지분 구조를 뜯어보면 아직 상장이 되지 않았는데도 창업자가 가진 지분은 2%도 되지 않고, 나머지 지분은 종업원들이 서로 나눠 가지고 있습니다. 실질적인 소유 구조가 베일에 싸여 있는 거죠.



화웨이는 중국이 세운 방화장성(Great Fire Wall)을 담당하는 중요 기업이기도 합니다. 방화장성이란 중국과 서방 간 정보 교류를 막는 방어 체계, 쉽게 말하면 인터넷 검열 시스템을 말하는데요. 베이징에 위치한 중국의 SNS 서버는 중국 공산당에 의해 철저히 관리되고 있죠. 화웨이는 1996년 중국 공산당의 독점적 통신 장비 공급 업체로 선택된 후 페이스북, 구글, 인스타그램 등이 중국에 들어올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즉, 화웨이엔 경제 문제뿐 아니라 정치 문제까지 얽혀있어. 화웨이에 제재를 가하는 건, 통치적으로 분열되는 걸 두려워하는 중국에겐 큰 위협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죠.

◇ 미국 vs 중국, 승자는 누가 될까

싸움의 승자는 과연 누가 될까요? 핵심 견해 몇 가지만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중국 우위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중국의 높은 경제 성장률을 근거로 꼽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2020년 1분기 중국의 GDP는 전년 동기 대비 6.8% 감소했죠 하지만 2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습니다. 세계 각국의 GDP가 감소하는 와중에 뚜렷한 V자를 그리며 반등에 성공한 겁니다. 때문에 2030년대에 들어서면 중국이 미국을 추월해 경제 규모 세계 1위가 될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패권을 떠받치는 가장 큰 기둥인 경제력을 가졌으니, 자연스럽게 중국이 패권을 넘겨받을 거란 예측이죠.



하지만 ‘미국 우위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중국의 ‘소프트 파워’ 부재를 중국의 최대 약점으로 지적합니다. 한 국가가 패권 국가로서의 지위를 얻기 위해선 다른 나라들의 동의가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대다수 나라들은 중국 밑으로 들어가면 통치권의 자유를 보장 받기 어려울 것이란 인식을 갖고 있죠. 따라서 세계 각국이 중국이 패권국이 되는 과정을 거부하거나, 가로막을 확률이 높다고 보는 겁니다.

게다가 이들은 미국의 압도적인 군사력을 중국이 따라갈 수 없다고 봅니다. 미국은 그동안 자유무역의 바닷길, 하늘길을 지키는 세계 경찰 역할을 해왔는데요. 중국은 미국을 대신해 그런 체제를 구축하고 실행할 군사적 역량이 완전히 결여되어 있다는 거죠.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이 마주한 약점도 바로 그 지점에 있습니다. 트럼프가 주창하는 패권주의 감소, 즉 ‘고립주의’는 미국의 세계 경찰 역할을 정면 부인합니다.. 실제로 물불을 가리지 않는 자국 우선주의가 지속되면서, 미국과 동맹국과의 관계는 악화되고 있는 모습이죠.

◇ 한국, 미중 갈등 속 대처 방법은

한국은 기본적으로 어느 한 편을 들기 어려운 위치에 있습니다. 미국과는 안보를 필두로 한 동맹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고, 중국과는 경제적으로 긴밀하게 얽혀있죠. 즉,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최악으로 치달아 블록화를 추진할 경우, 틈바구니에 놓인 우리나라는 사드 보복 때의 악몽이 재현될 우려도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언제 어떻게 선택을 요구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외교적으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미리 대비해야하는 상황인거죠.



미국이 패권국가로서의 위치를 계속 유지하게 될지, 중국이 새로운 패권국으로 떠오를지, 아니면 둘이 평화롭게 동맹을 맺고 아슬아슬한 균형을 이뤄나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팽팽한 세력 줄다리기에서 각 순간마다 미중 각국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 그리고 또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변국들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따라 결과는 언제든 달라질 수 있습니다.

수많은 변수들 중 단연 돋보이는 건 11월 3일 있을 미국 대선입니다.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느냐에 따라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어떻게 달라질까요? 다음 편에선 미 대선이 미중 패권 전쟁과 어떤 영향을 주고받을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정민수기자·김혜경인턴기자 minsoo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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