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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 패권화" 디지털 속도내는 中…"달러제국 수성" 美는 신중

■엇갈린 美·中 '디지털화폐 전략'

中 "언제라도 발행" 공격적 행보

2022년 도입보다 빨라질 가능성

美는 "신뢰성 뒷받침돼야" 견제

디지털 위안 '弗 흔들기' 쉽잖지만

中 경제성장이 '기축패권' 변수로





미국과 중국이 법정 디지털화폐(CBDC) 전략에 대한 태도가 확연히 다른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자국 화폐의 지위와 관련 있다는 해석이다. 이미 ‘달러 패권’을 향유하는 미국은 새로운 분야인 디지털화폐 도입에 신중한 반면 ‘위안 패권’을 노리는 중국은 보다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디지털위안이 나오더라도 당분간 ‘달러 제국’을 흔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강하다.

20일(현지시간)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광둥성 선전시 당국을 인용해 지난주 선전에서 진행된 중국의 첫 법정 디지털화폐인 ‘디지털위안’의 공개 테스트가 별다른 장애 없이 순조롭게 끝났다고 보도했다. 선전시는 전날 “지난 18일까지 인민은행과 공동으로 진행한 디지털화폐 시험이 끝났다”며 “4만7,573명이 성공적으로 디지털위안을 받아가 총 6만2,788건의 거래가 이뤄졌다”고 공개했다.

앞서 인민은행과 선전시는 추첨 방식으로 12일 시민 5만명에게 200위안씩 총 1,000만위안(약 17억원)의 디지털화폐를 나눠줬다. 이들은 18일까지 일주일간 선전시 뤄후구의 3,389개 상업시설에서 디지털위안을 사용할 수 있었다.

차이신은 디지털화폐 거래에 참여한 한 상인을 인용해 “알리페이 같은 QR코드 스캔을 통한 기존의 결제 방식과 차이가 크지 않았다”며 “법정 디지털화폐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고 나서 고객에게서 받을 금액을 수동으로 한 단계 더 입력하는 것에서만 차이가 있었다”고 전했다.

중국은 이번에 법정 디지털화폐의 대규모 공개실험까지 진행하면서 언제라도 본격 발행에 나설 수 있다는 여지를 열어뒀다. 당초 오는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 때 첫 사용을 예고했지만 시기가 한참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디지털화폐 개발에 대해 보다 신중 모드를 보였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19일 워싱턴DC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에서 디지털화폐에 대해 언급하면서 “달러의 사용은 신뢰할 수 있는 법과 강력하고 투명한 기관 및 금융시장, 열린 자본시장에서 나온다”며 “건전하고 효율적인 결제시스템은 단순한 기술적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이 같은 기능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달러가 현재 차지하고 있는 ‘기축통화’ 지위는 기술적으로 준비된다고 끝이 아니며 신뢰성과 통용성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뜻이다. 미국의 법정 디지털화폐 역시 이런 부분이 해결돼야 한다는 것이다.

파월 의장이 의도적으로 IMF에서 디지털화폐에 대해 부정적인 언급을 한 것도 국제사회가 이의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미 전방위로 확대된 미중 갈등이 디지털화폐 분야로도 확산될 수 있는 셈이다.

거꾸로 중국이 디지털화폐 도입을 서두르는 것은 ‘달러 패권’을 허물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서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현물 위안화로는 어렵다는 판단에서 신기술 핀테크를 적용한 디지털위안으로 도전하고 있는 셈이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국제지급결제에서 차지하는 통화별 비중은 달러화가 42.2%인 반면 위안화는 1.9%에 그쳤다. 가장 최근 집계인 올 8월의 위안화 비중도 1.91%에 불과했다. ‘달러 제국’이 여전히 굳건하다는 것이다. 물론 미국도 디지털화폐 도입을 무조건 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 파월 의장은 “디지털화폐는 잠재적으로 큰 네트워크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며 “디지털화폐의 잠재적 이익에는 더 빠르면서 비용이 덜 드는 국제거래가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향후 전 세계 기축통화 패권의 가장 큰 변수로 중국의 눈에 띄는 경제성장을 꼽고 있다. 중국은 올해 2% 내외의 경제성장률로 주요국 가운데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10여년 안에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미국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의 경제 규모가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으로 올라서면 전 세계 기축통화 구도에 변화가 올 수 있다는 의미다. 다음주 진행되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19기 5차 전체회의(19기 5중전회)에서는 ‘쌍순환’을 키워드로 첨단산업 위주의 14차 5개년계획(2021~2025년)이 논의될 예정이라고 관영 글로벌타임스가 이날 전했다. 현지 관계자는 “중국이 미국을 앞서 세계 최대 시장이 될 경우 위안화의 중요성이 한층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뉴욕=김영필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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