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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전 그날 '일본판 효순미선 사건'에 오키나와서 9만명 모였다

1995년 오키나와 주일미군에 의한 일본인 소녀 폭행 사건에 항의하는 오키나와현민 총궐기대회 모습./니시닛폰신문 홈페이지 캡처




1995년 오키나와 주일미군에 의한 일본인 소녀 폭행 사건에 항의하는 오키나와현민 총궐기대회가 지난 21일로 25주년을 맞았다. 당시 이들의 강력한 규탄은 미일지위협정의 일부 개정과 후텐마 미군기지 반환 합의로 이어졌다.

21일 일본 니시닛폰신문(서일본신문)은 당시 총궐기대회 실행 위원장을 맡았던 카카즈 치켄(79)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1995년 당시를 집중 조명했다.

대회 당일 8만5,000명 오키나와 현민 집결
카카즈씨에 따르면 1995년 주일미군이 일본인 소녀를 폭행하는 사건이 일어나자 오키나와에선 분노가 들끓었다고 한다. 그는 “(당시) 분노로 섬이 흔들렸다”면서 “오키나와 사람들이 단결했을 때의 힘은 무서울 정도로 강하다”고 말했다. 1995년 9월 4일 오키나와 북부 나고시에서 세 명의 미군이 한 소녀를 성폭행하면서 당시 일본 사회는 충격에 휩싸였다.

그해 총궐기 대회가 열리기 한 달 전 카카즈씨는 외무성을 찾아 미일지위협정의 재검토 등을 요구했다. 당시 지위협정에 근거해 미국 측이 용의자의 신병 인도에 응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키나와 주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한 상황이었다. 카카즈씨가 고노 요헤이 당시 외무상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지만 지위협정 재검토는 거부당했다.

대회가 열린 1995년 10월 21일 기노완시 공원에는 8만5,000명에 달하는 현민들이 집결했다고 한다. 한 여고생이 “군대 없는, 비극 없는, 평화로운 섬을 돌려달라”고 외쳤고 군중은 슬품과 분노에 가득차 있었다고 카카즈씨는 회상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오키나와현의회의 각 정당과 지방정부,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집행위원회가 주도한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미군 병사들이 끊임없이 저지르고 있는 이같은 범죄는 미군들의 군기문란을 명백히 보여주는 것은 물론 오늘날까지 지속되는 뿌리깊은 점령군 의식의 산물”이라는 내용의 ‘항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미일지위협정 근본적 개정 안돼"
이 총궐기대회를 계기로 미일 양국 정부는 기소 전에 신병 인도에 응하는 지위협정의 개정에 합의했다. 이듬해인 1996년에는 미군 후텐마 미군기지 반환에도 양국 정부는 합의했다. 대회 이후 카카즈씨는 자민당 중의원에 선출되며 정계로 진출했다. 정무차관 등 정부에서도 보직을 맡으며 오키나와 기지 문제에 대응했다. 이에 대해 니시닛폰신문은 “미일지위협정의 근본적 개정은 실현되지 않았으며 후텐마 미군기지의 반환 문제도 기지의 이전 장소를 놓고 오키나와현과 일본 정부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오키나와 문제를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후텐마 미군기지가 이전할 예정인 헤노코 전경./교도연합뉴스


실제로 오키나와에서는 일본 정부안인 후텐마 비행장의 헤노코 이전에 반대하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이에 지난 6월 치러진 오키나와현 지방의회 선거에서 후텐마 비행장의 헤노코 이전을 반대하는 세력이 과반 의석을 유지했다. 이전 반대파가 과반 의석을 유지함에 따라 현재 기노완시에 있는 후텐마 비행장을 나고시의 헤노코로 이전하려는 일본 정부의 계획이 계속해서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커졌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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