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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만 들리는 "삐·쉭·딱” 소리…이명, 과민할수록 소리·불안커진다

신경 노화, 소음·사고로 속귀 손상 주원인

보청기·이명차폐기로 '재훈련' 효과 좋은편

속귀 혈액순환 도와 증상완화 약물치료도

어디선가 갑자기 들려오는 “삐” 소리. 주변 사람들은 못 듣고 나에게만 들리는 이명(耳鳴)은 매우 흔한 질환 중 하나다. 전체 인구의 32%가량은 이명증으로 불편함을 겪고 있으며, 6%가량은 병원을 찾을 정도로 심한 이명증을 호소한다. 0.5% 안팎은 이명증이 너무 심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다.

이명(Tinnitus)은 밖에서의 소리 자극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귀 안에서 또는 머릿속에서 소리가 들린다고 느껴 불편감을 느끼게 된다. 이명증은 내이(속귀)·청신경·뇌 등 소리를 감지하는 신경경로·계통에 여러 원인에 의한 비정상적 과민성이 생기는 현상이다.

벌레 우는 소리, 바람·기계·휘파람·맥박 소리 등 여러 가지 소리로 나타나며 다른 높이를 가진 음들이 섞여 들리는 경우도 있다. 일과성으로 나타나는 이명은 흔하지만 이명증이 장기간 지속되면 사람에 따라 다른 정도의 불편함을 호소하게 된다.





◇인구의 6%가량이 병원 찾을 정도로 심한 이명 호소

임기정 고려대 안암병원 이명클리닉 교수(이비인후과)는 “오래 된 TV·라디오에서 잡음이 생기는 것처럼 우리 몸의 청력세포·청각신경·뇌신경이 손상되고 노화돼 오반응·잡음·왜곡이 생기는 게 이명”이라며 “이명으로 불편하다면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명의 가장 흔한 원인은 신경의 노화에 따른 노인성 난청과 소음에 의한 내이 손상. 다만 이명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므로 정확한 원인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한다.

소음에 의한 내이 손상은 음악가, 항공기 조종사처럼 직업과 관련돼 지속적으로 내이 손상을 입거나 큰 음악 소리에 우발적으로 노출되는 경우 등이다. 교통사고나 머리 외상으로 내이가 손상돼 이명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다양한 약제(아스피린, 스트렙토마이신, 네오마이신, 카나마이신, 푸로세마이드 등)도 이명을 잘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메니에르병에서는 발작적인 심한 어지러움, 청력 감퇴 등이 이명과 함께 나타날 수 있다. 드물지만 청신경에 생긴 종양이 이명을 일으킬 수도 있다. 이 경우 자기공명영상(MRI)이나 뇌간유발검사 등을 한다.

근육성 이명은 중이(가운데귀)의 이소골에 부착된 작은 근육이나 이관(耳管·중이와 코 인두를 연결하는 길이 약 3.5㎝의 관으로 고막 안쪽 공간과 바깥의 기압을 같게 조절한다)에 연결된 근육에 경련이 있을 때 생긴다. 규칙적인 수축에 의해 귀 안에서는 “딱딱” 하는 소리가 반복적으로 들릴 수 있다. 조금 불편할 수는 있지만 나쁜 것은 아니며 대개 특별한 치료 없이 가라앉는다.



보청기를 착용한 귓속과 바깥 모습(컴퓨터 그래픽).


◇불안해 할수록 뇌의 이명 차단 메커니즘 작동 못해

중이와 내이는 목 정맥·동맥과 인접해 있다. 그래서 맥박이 뛸 때마다 피가 혈관을 “쉭쉭” 하며 지나가는 소리가 들리는 경우도 있다. 나이가 들면서 혈관 벽이 두꺼워진 경우, 혈관이 꼬인 경우, 혈관 벽에 혹이 자란 경우, 열이 심하거나 중이 내에 염증이 있을 때, 심한 운동 후 혈관성 이명이 나타날 수 있다.

보청기는 청력을 증강시키고 이명을 경감시킨다. 특히 청력소실이 같이 있는 이명증 환자에게 효과적이다. 신경을 거스르지 않을 정도의 음을 지속적으로 내줘 이명을 느끼지 않게 하는 이명차폐기(Tinnitus masker)를 활용하기도 한다.

보청기·이명차폐기를 종합적으로 적용해 환자가 이명을 인식하지 못하게 하고 이명과 연관된 불쾌감·불안감을 덜어주는 ‘이명 재훈련 치료’(Tinnitus Retraining Therapy)도 효과가 좋은 편이다. 이명 증상을 완화하고 이명에 익숙해지게 해준다는 점에서 치료보다는 조절에 가까운 측면이 있다.

속귀의 혈액순환을 도와주는 약 등으로 이명을 경감하거나 이명증에 따른 우울·불안·수면장애를 개선하는 약물요법도 쓴다.

그런데 일상생활의 여러 어려움이나 스트레스를 이명과 연관지어 생각하다 보면 이명 증상이 더 심각해진다. 결국 자율신경계까지 영향을 미쳐 이명이 심할 때는 땀이 나고 가슴이 두근두근해지고 불안해지면서 불면증·우울증에 이르는 심각한 이명으로 발전할 수 있다.

임 교수는 “이명이 생기더라도 중추신경계, 즉 뇌에서 이를 일정 부분 차단해 안 들리게, 신경 안 쓰이게 할 수 있다”며 “하지만 불안감으로 자꾸 이명을 확인하고 들으려 할수록, 환자가 중요하게 생각할수록 그 소리를 증폭해 더 크게 들려줘 불안·예민해지고 잠도 잘 이루지 못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게 중요한 치료 포인트”라고 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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