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잇몸질환으로 건강보험 진료를 받은 사람은 1,575만명으로 전년 1,307만명보다 20% 증가했다. 진행될수록 잇몸이 약해지고 치아 뿌리 주변의 잇몸뼈(치조골)가 파괴되면서 치아가 흔들릴 수 있다. 심한 경우 치아가 저절로 빠지거나 이를 뽑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따라서 조기 진단과 단계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통해 진행을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
치실과 칫솔질을 할 때 피가 나거나 입 냄새가 심해졌다면 잇몸 주변에 쌓이는 세균성 부착물질인 치태와 치석 때문이다. 이로 인해 잇몸에 염증이 생기면 잇몸이 부어오르면서 선홍색에서 붉은색으로 변한다. 주변 조직이 약해져 칫솔질 같은 자극에도 피가 나고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적절한 잇몸 치료를 받지 않으면 잇몸뼈가 파괴되면서 잇몸이 점차 주저앉는다. 이런 변화가 진행된 후에는 다시 정상적으로 회복하기 어렵다.
따라서 잇몸질환은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통해 질환이 더 악화하는 것을 막는 게 중요하다.
치은염은 잇몸에만 염증이 나타나는 경미한 수준의 잇몸질환. 스케일링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마취나 절개 없이 초음파나 수기구를 이용해 잇몸 주변의 치태와 치석을 깨끗이 제거해 잇몸질환이 심해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치은염이 진행되면 치아를 둘러싸고 있는 잇몸뼈까지 염증이 확산돼 뼈가 파괴되기 시작한다. 치주염 단계인데 치료는 잇몸을 절개하지 않은 상태에서 국소마취한 후 한다. 잇몸과 치아 사이로 큐렛이라는 기구를 넣어 한쪽 면으로는 잇몸 아래쪽 치아에 달라붙은 치석을 제거하고 치아 뿌리의 표면을 매끈하게 다듬어(치근활택술) 치석이 덜 쌓이고 청소가 잘 되는 환경으로 바꿔준다. 다른 면으로는 치석 때문에 생긴 잇몸의 염증 부위를 긁어내(치은연하소파술) 새살이 돋게 함으로써 잇몸질환이 더 악화하는 것을 예방한다.
치주염이 심하면 국소마취 후 잇몸을 절개해 더 깊은 부위까지 눈으로 보면서 치석을 제거하고 염증이 심한 잇몸부위를 일부 잘라내는 수술을 한다. 잇몸수술은 치아와 잇몸 사이가 치석과 세균 때문에 벌어져 생긴 구덩이(치주낭)의 깊이가 3㎜ 이상이고 피가 나거나 5㎜ 이상인 경우 너덜너덜해진 잇몸 끝부분을 손톱 깎듯이 잘라내고 꿰매 치주낭의 깊이를 낮춘다. 염증이 번진 잇몸뼈까지 깎아내기도 한다. 잇몸수술 후 이가 흔들리고 시릴 수 있으므로 단단하거나 질긴 음식, 이를 시리거나 시큰거리게 하는 과일주스 등은 피하는 게 좋다.
잇몸질환은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초기에는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다. 제때 치료를 받지 않으면 결국 치아를 빼야 하는 상황까지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올바른 칫솔질과 치실 사용, 정기적인 스케일링 등을 통해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최용훈 분당서울대병원 치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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