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로 불리는 국내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보유액이 올해 들어 17조원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8월말 기준 투자자의 평가이익도 3조4,000억원으로 대체로 이익을 본 것으로 조사됐다.
27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개인투자자 해외투자 동향 및 투자자 유의사항’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개인투자자 해외주식 투자잔고는 28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지난해말(11조9,000억원)보다 142.6% 늘어난 것이다. 일반법인 투자자의 해외주식 투자잔고가 같은 기간 4조8,000억원에서 7조7,000억원으로 60%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폭발적인 증가세다.
국가별로는 미국 주식이 22조원으로 전체의 76%를 차지했다. 2위는 2조3,000억원으로 8%를 차지한 중국, 3위는 2조1,000억원으로 7%를 차지한 홍콩이, 그 다음은 9,000억원으로 3%를 차지한 일본이었다.
연초 코로나19 확산 이후 주요국 증시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며 개인투자자 해외주식 잔고의 평가이익도 지난해말 7,000억원, 올해 상반기 말 1조4,000억원이던 평가이익은 지난 8월 말 3조4,000억원으로 빠르게 늘었다 .
올해 상반기 증권사의 개인투자자 해외주식 중개수수료 수익은 1,940억원으로 작년 전체 수익(1,154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국내투자자(개인·일반법인·증권사 고유계정 등 포함)의 지난 1~8월 합계 거래대금은 1,086억달러(약 130조7,000억원), 순매수는 115억달러(13조9,000억원)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1%, 596% 증가한 것이다.
종목별로는 테슬라(15억5,000만달러), 애플(9억7,000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6억1,000만달러), 구글(4억2,000만달러), 해즈브로(4억1,000만달러) 순으로 순매수 규모가 컸다.
상반기 개인투자자의 월평균 해외 장내파생상품 거래대금은 556조6,000억원으로 작년(346조9,000억원) 대비 60.5% 증가했다. 그러나 거래손익은 8,788억원 손실로 지난해 전체 손실 규모(4,159억원)의 두 배 이상으로 파악됐다. 월평균 외환차익거래(FX마진거래) 월평균 거래규모도 작년보다 97.4% 늘어난 13조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해외채권과 해외펀드 투자 규모는 각각 전년 말 대비 줄거나 크게 차이가 없었다.
금감원은 해외 직접투자는 “해외주식은 국내주식에 비해 정보접근성이 낮아 특정 정보에만 의존한 ‘묻지마식 투자’는 주가 변동 리스크에 더욱 크게 노출된다”며 투자 유의를 당부했다. 아울러 최근 환율이 가파르게 하락하는 등 환율 변동 리스크도 감안해야 한다는 점, 상품 구조 및 리스크 분석을 수반하지 않는 투자는 위험하다는 점 등도 숙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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