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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스포츠문화
일상에 상상을 더하니 평범이 비범으로 바뀌었다

사진찍는 CEO 3인전 '관계의 풍경'

이우현 OCI부회장, 이혁상 W치과 대표원장

울프 아우스프룽 한성자동차 대표

유중재단의 유중아트센터 개관9주년 특별전

이우현 ‘고요한 아침의 종묘’




가로로 길게 줄지어 선 기둥들. 종묘의 정전을 떠받치는 열주(列柱)들이 경건함과 신성함을 한껏 끌어올린다. 그리스의 파르테논이나 이집트 신전, 바티칸의 산 피에트로 광장과도 같은 웅장함이 우러난 사진이다. 작가는 이우현 OCI 대표이사 부회장이다. 일상에 상상을 더하면 평범한 것들도 비범하게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출장도 여행도 갈 수 없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은 주말마다 고궁을 향했다. 지난 1일 서초구 유중아트센터와 유중재단(이사장 정승우) 개관 9주년 특별전 ‘관계의 풍경’ 개막식에서 만난 그는 “종묘의 기억은 40년 전 초등학교 사생대회로 찾았던 그 어느 가을의 시간에 멈춰있는 듯했는데, 코로나로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진 그곳에서 우리 건축물의 아름다움을 다시금 발견할 수 있었다”면서 “500년 조선왕조 역사와 함께 증축하면서 가로로 길어진 종묘 정전의 굽고 휜 기둥들을 보며 꼿꼿한 왕조와 시간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 출품한 484㎝ 작품은 파노라마기법으로 찍은 14장의 사진을 이어 붙인 것으로, 연필소묘를 보는 듯 질감이 독특하다. 궁궐 나무의 무성한 잎들이 구름처럼 지붕을 감싼다.

적외선 필터를 이용한 사진작품 ‘고요한 아침의 종묘’ 앞에 선 이우현 OCI부회장.


“비파괴검사에도 이용되는 적외선은 사물의 속까지 빛이 더 깊이 들어가기에, 적외선 필터로 촬영하면 세밀한 효과를 얻을 수 있어요. 대신 적외선이 녹색과 만나면 하얗게 변하고, 원래 흰 빛인 구름은 더욱 선명해집니다. 기왓장의 미묘한 색감도 드러내고요.” 이 부회장은 “적외선 촬영으로 표현된 종묘가 내 작가적 심상이 담긴 풍경과 같다”고 했다.

전시는 이우현 부회장과 울프 아우스프룽 한성자동차 대표, 이혁상 W치과 대표원장이 참여한 3인전으로 꾸며졌다. 세 사람 모두 CEO인 동시에 이미 수차례 전시를 연 적 있는 ‘수준급’ 사진작가들이다. 아우스프룽 대표는 “숨 가쁜 일상과 깊은 들숨과 날숨이 교차하는 사진 작업, 긴장감 팽팽한 업무와 창의력을 부르는 영감의 균형점”으로써 사진에 몰두한다. 구름 사이로 쏟아진 빛이 거대한 설산을 밝음과 어둠으로 나누는 작품은 몽블랑이 있는 프랑스 발레브랑쉐에서 촬영했다.

울프 아우스프룽 ‘프랑스, 발레블랑쉐’ /사진제공=유중아트센터


스키 장비를 짊어지고 친구들과 함께한 일상적인 여행이 자연의 위대함과 인간의 교감을 웅변하는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태어났다. 그의 고향과 가까운 스위스 취리히의 공원, 프랑스 칸느의 해변 등은 해외여행이 요원해진 시대라 더욱 아련하다. 베트남 다낭의 여행에서 현지인의 배를 빌려 타고 촬영한 일출은 빛을 기묘하게 잡아내 노을처럼 눈부시다. 아우스프룽 대표는 “어두운 오른쪽과 밝은 왼쪽의 비율을 선택해 사진을 골랐다”면서 “나의 일상인 동시에 누구나의 일상일 수 있는 장면들을 대하지만 항상 의식적으로 마음을 열고 보려 한다”고 말했다.

프랑스 발레블랑쉐에서 촬영한 자신의 작품 앞에 선 울프 아우스프룽 한성자동차 대표.




이상 ‘시뮬라크룸 #009’ /사진제공=유중아트센터


이혁상 원장의 작품은 사진이지만 꼭 그림 같다. 주로 이탈리아 베네치아 옆 부라노 섬에서 포착한 사진들인데, 일렁이는 물에 비친 모습만을 작품으로 표현했다. 작가명 ‘이상’으로 수차례 개인전도 가진 그는 “어떻게 남들과 다른 사진을 찍을까 고민하며 다른 곳, 다른 시간을 찾아 다녀봤지만 결국 독점할 수 있는 피사체는 없기에 다른 관점으로 기록해야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면서 “장노출 기법으로 물결의 일렁임을 매끈하게 변형시키기도 하고, 투명 아크릴을 이용해 사진에 붓 터치 느낌을 더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강릉 안반데기의 배추밭을 촬영한 사진은 드론으로 촬영해 붓질을 더한 것으로 마치 초록의 산, 푸른 바다를 추상적으로 표현한 듯하다.

장노출, 회화적 기법 등으로 사진을 자신만의 풍경으로 만든 이혁상 W치과 대표원장.


전시를 마련한 정승우 유중재단 이사장은 “코로나19로 인한 현재의 어려움을 직면하고 미래를 계획하는 9주년 행사의 주제를 ‘관계’로 정했다”면서 “각자 영역의 전문인이자 사진작가인 이들이 본 풍경은 개인 삶의 흔적이자 세상의 일부로 우리와 또다시 관계를 맺는다”고 말했다. 지난 2011년 유중아트센터를 개관해 매년 신진작가 공모를 진행해 온 유중재단은 올해부터 ‘유중예술상’을 신설해 격년으로 수상한다. 제주 출신으로 고기잡이 집어등(執魚燈)을 소재로 작업하는 부지현 작가가 유중예술상 첫 수상자로 선정돼 같은 곳에서 기념전을 열고 있다. 두 전시 모두 12월3일까지.
/글·사진=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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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레저부 조상인 기자 ccsi@sedaily.com
친절한 금자씨는 예쁜 게 좋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현대미술은 날 세운 풍자와 노골적인 패러디가 난무합니다. 위작 논란도 있습니다. 블랙리스트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착한미술을 찾기 위해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미술관, 박물관으로 쏘다니며 팔자 좋은 기자. 미술, 문화재 전담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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