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미국 소셜미디어서비스(SNS) 업체들이 미국 대선 후보가 섣부르게 승리 선언을 하는데 자사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제재하기로 했다.
특정 캠프의 ‘조기 승리’ 선언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사실상 트위터를 즐겨 사용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조치로 보인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는 미국 대선 투표일인 이날 대선 결과에 관한 가짜 뉴스 확산과 투표 방해 선동 등의 행위를 막기 위한 조치들을 마련했다.
페이스북의 경우, 공신력 있는 선거 결과가 나오지 않았는데도 섣불리 승리 선언을 하는 것을 막는다. 이를 위해 로이터나 AP 같은 신뢰할만한 언론사에 의해 대선 결과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어떤 승자도 없다는 메시지를 게시하기로 했다.
트위터도 특정 후보가 자신의 승리를 선언하는 데 트위터 계정을 이용하려면 최소한 2개 언론사 이상이 독립적으로 선거 결과에 대한 보도를 해야 한다는 조건을 붙였다. 또 공신력 있는 결과가 나오기 전에 먼저 승리를 주장하는 후보의 트위터에는 경고 표시도 하기로 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이런 방침은 특정 후보가 ‘조기 승리’ 선언을 하는 것을 방지하거나 제재하기 위한 것으로,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승리 선언설은 지난 1일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의 보도로 확산했다. 트럼프가 남부 경합주와 격전지에서 앞서 나가는 개표상황이 벌어지면 당일 밤 조기 승리를 선언하는 구상을 측근에게 언급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일단 부인했지만, 우편투표를 문제 삼아 즉각 소송전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민주당과 미국 주류 언론들에서는 트럼프가 개표 결과가 제대로 나오기 전에 승리를 선언해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정당한 투표를 방해하는 내용의 콘텐츠도 제재하기로 했다. 페이스북은 전날 저녁 자사의 공식 트위터계정을 통해 조 바이든 대선 후보 캠프 차량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둘러싸고 위협운전한 사건을 언급하며 “(이용자들의) 잠재적으로 위험한 행동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텍사스의 한 고속도로에서 바이든 캠프 차량을 둘러싸고 위협 운전을 하는 일이 일어나 연방수사국(FBI)이 수사에 착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장면이 촬영된 영상을 트위터에서 리트윗(재전송)하면서 “텍사스를 사랑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페이스북 측의 이날 언급은 상대 후보 지지자들을 상대로 폭력을 선동하는 콘텐츠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페이스북은 또 “투표 방해의 조직적 행위를 선동하는 콘텐츠를 면밀히 살펴 삭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페이스북은 이런 작업을 전담하는 팀을 꾸려 활동을 시작했다.
유튜브도 대선 투표의 정당성을 해치려는 콘텐츠가 없는지 면밀히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유튜브는 이미 대선 투표 방법에 대해 사실이 아닌 정보를 제공하거나 대선 후보에 대해 가짜정보를 유포하는 영상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시행 중이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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