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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스트벨트<미시간·위스콘신·펜실베이니아> 엎치락뒤치락...바이든, 우편투표로 막판 뒤집기

[2020 미국의 선택]

'살얼음 접전' 조지아주 등

개표 지연으로 승부 안갯속

최대 격전지 펜실베이니아

최종 판가름 수 일 걸릴수도

제46대 미국 대통령선거 개표가 시작된 3일(현지시간) 주요 경합주로 꼽히는 미시간에서 두 후보의 대결이 초접전 양상을 보이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가 초조한 표정으로 개표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AFP·AP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대선이 막판까지 손에 땀을 쥐는 박빙 승부로 진행된 데는 조지아·미시간·위스콘신 등 주요 경합주에서 개표 결과가 엎치락뒤치락 양상을 보인 영향이 컸다.

더구나 예상대로 일부 경합주의 개표가 지연되면서 미 대선의 승부는 다음날인 4일 오전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개표 초반만 해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세했던 판세가 뒤집히며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이다.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는 우편투표로 최종 승자가 판가름나는 데 수일이 소요될 가능성도 상당하다.

대선 전부터 현지 외신들은 우편투표의 증가로 개표 종료가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와중에 선거가 치러진 올해에는 우편투표가 대폭 늘었다. 선거정보 제공 사이트 ‘미국 선거 프로젝트’에 따르면 4일 오전7시(현지시각) 현재 총 사전투표자 수는 1억116만7,740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현장투표를 한 유권자는 3,592만3,053명, 우편투표를 한 유권자는 6,524만4,687명이다.

이번 사전투표자 수는 역대 최대 규모로 지난 2016년 대선 총 투표자 수의 70%를 넘는다. 특히 우편투표의 경우 개표 요원들이 일일이 봉투를 뜯어 우편투표 용지를 꺼내고 유권자 서명 등이 제대로 됐는지 대조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현장투표보다 개표에 시간이 더 걸린다.

실제로 조지아주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이 많은 시골 지역의 현장투표는 일찌감치 개표된 반면 우편투표 개표가 늦어졌다. 게다가 애틀랜타 풀턴카운티의 부재자투표 전체를 개표하는 장소인 애틀랜타 스테이트팜 아레나의 수도관이 선거 당일 터지는 바람에 개표는 더욱 늦어졌다. 애틀랜타 동부 그위넷 카운티에서는 8만명의 우편투표를 집계해야 하는 개표 소프트웨어가 고장 나기도 했다. 이 밖에 개표가 86% 진행된 네바다에서는 5일 오후12시까지 추가 개표 결과를 밝히지 않는다고 발표해 대선 결과를 애타게 기다리는 미국인들의 가슴을 졸이게 했다. 노스캐롤라이나도 95% 개표 상황에서 트럼프(50.1%)가 조 바이든(48.7%)보다 1.4%포인트 앞서 나갔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곳의 승리를 선언하지는 못했다. 오는 12일까지 도착하는 우편투표 용지는 모두 유효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백악관 앞에 모인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지지자들은 개표 초반 주요 경합주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세한 흐름을 보이자 불안한 표정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AFP·AP연합뉴스


선거 다음날 조지아를 비롯한 경합주에서는 선거 판세가 개표 막판 바이든 후보 쪽으로 기울면서 혼전 양상을 보였고 승부는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하는 팽팽한 접전 양상을 연출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4일 오전7시 조지아주에서는 개표가 92% 이뤄진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 50.5%, 바이든 후보는 48.3%로 불과 2.2%포인트 차로 추격당했다. 러스트벨트인 위스콘신주에서도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근소한 차이로 역전했다. 한때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후보를 4.0%포인트 앞섰는데 개표가 막판에 이르면서 뒤집힌 것이다. 외신들은 밀워키 등 대도시 개표가 늦게 이뤄지면서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앞지른 것으로 분석했다. 이날 가장 큰 승부처로 부상한 미시간주도 중반 트럼프 대통령의 승세를 뒤집고 바이든 후보가 개표 막판 역전에 성공하는 드라마를 연출하기도 했다.

초미의 관심사인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법적 공방 가능성으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측은 사전 우편투표에 승부를 걸었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소송을 불사하겠다고 나서면서다. 바이든 후보는 펜실베이니아주의 개표와 관련해 이날 “개표 작업에 시간이 걸릴 것 같다. 하지만 우리가 이길 것”이라며 우편투표로 막판 뒤집기를 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선거인단이 20명인 펜실베이니아주는 6일까지 도착한 우편투표를 유효표로 인정하기로 했다.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선거 당일까지 도착한 우편투표와 현장투표를 합해 트럼프 대통령이 앞섰지만 추후 우편투표를 집계한 후 펜실베이니아주 결과가 바뀌어 선거인단 과반(270명) 결과에까지 영향을 끼치면 문제가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이 되면 트럼프 캠프는 선거일 이후 도착한 우편투표를 문제 삼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가 “사기”라고 재차 주장해왔다.

AP통신은 애리조나·콜로라도·플로리다·미시간·오하이오·위스콘신 등 경합주 6개에서만 과거 통계를 기반으로 예측해볼 때 도착 지연과 서명 생략 등으로 올 대선에서 18만5,000~29만2,000표의 우편투표 무효표가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 이는 2016년 대선 때 8만7,000표보다 최대 3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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