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제46대 미국 대선 집계가 이뤄지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공화당의 텃밭으로 분류되는 애리조나에서 승리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오전10시(미국 동부시각 기준)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98% 개표가 완료된 현재 애리조나에서 바이든 후보는 51.0%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47.6%)을 3.4%포인트 앞서고 있다. 이는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다. 앞서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는 바이든 후보가 애리조나에서 47.5%, 트럼프 대통령이 47.0%의 지지율을 기록했다며 초접전 양상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바이든 후보가 애리조나에서 승리를 거둔 것은 더욱 의미가 크다. 애리조나는 전통적으로 공화당을 지지해왔기 때문이다. AP통신에 따르면 애리조나는 지난 1964년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이자 5선 상원의원이었던 배리 골드워터의 고향이다. 그는 민권법을 반대하는 등 공화당 내에서도 강경파이자 극우주의자로 분류되며 현대 미국 보수의 틀을 만든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애리조나는 골드워터 외에도 공화당의 거물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배출하기도 했다. 매케인 의원은 2018년 사망하기 전까지 애리조나에서만 6차례 당선된 바 있다. 2016년 대선에서도 애리조나는 트럼프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고 트럼프 대통령은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를 3.6%포인트 차이로 꺾었다.
AP통신은 이처럼 보수적인 애리조나가 바이든 후보를 선택한 것은 인구 구성이 변화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인근 캘리포니아의 치솟는 생활비를 견디지 못하고 이주한 이들이 늘어난데다 히스패닉 인구도 증가하면서 민주당에 보다 우호적으로 변화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변화는 이미 2년 전에 나타났다. 2018년 상원 선거 당시에도 애리조나는 공화당이 아닌 민주당의 키어스틴 시너마를 선택하며 30년 만에 민주당 소속의 상원의원을 배출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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