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인종차별 해소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백인과 유색인종 간 기회의 평등을 보장하고 전국적인 인종차별 시위를 촉발한 공권력 문제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바이든 당선인 측은 인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미국이 제도적 인종차별을 다뤄야 할 순간이 왔다”며 “심화하는 경제적 불평등에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모든 정부기관이 주요 보직에 인종 다양성과 책임성을 고려한 인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독려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인종 간 일자리 및 고등교육 기회의 균형 달성 △유색인종의 주택구매 지원 확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인종 간 경제격차 문제 집중 등도 약속했다. 인수위는 “백인보다 유색인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훨씬 높은 비율로 사망하면서 보건과 의료 부문에 대한 차별도 드러나고 있다”며 “흑인·히스패닉의 실업률이 더 높은데다 아시아계 미국인의 사업장들도 놀라운 속도로 폐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경제적 차별은 물론 인종차별 시위에서 제기됐던 과잉 공권력의 문제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인수위는 특히 미국 최초의 흑인 부통령에 오른 카멀라 해리스 당선인의 이력을 소개하며 형사사법제도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해리스 당선인은 샌프란시스코 검찰총장과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 등을 지낸 바 있다.
형사제도 개선 공약으로는 △국가경찰감독위원회 신설 △경찰의 목 짓누르기 진압 금지 △경찰에 전쟁용 무기 이전 금지 등이 제시됐다. 올해 5월 말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는 백인 경찰이 비무장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눌러 숨지게 한 사건을 계기로 전국적으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이 밖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의 반(反)이민 정책이 바뀔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바이든 당선인은 어린 시절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불법 입국한 ‘드리머(dreamer)’들에게 시민권 획득 기회를 열어주기 위한 법안도 취임 100일 안에 의회에 제출하겠다고 공약했다. 드리머는 ‘불법체류 청소년 추방유예제도(DACA·다카)’가 폐지되면서 미국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한 상태다. 블룸버그통신은 바이든 당선인이 ‘전문직 단기 취업비자(H-1B)’ 등을 확대하고 비자 관련 제한을 줄여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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