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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 격변 속에 문학 꽃피운 근대 소설가들

■우리 근대의 루저들

김병길 지음, 글누림 펴냄





‘우리 근대의 소설가들은 자칭타칭 천재요 지식인이었지만, 글쓰기가 밥벌이가 된 순간 이내 가난을 제2의 숙명으로 떠안아야 했다. (중략) 한국의 근대 소설사는 가히 이들 루저가 미리 쓴 공모의 종생기(終生記)나 다름이 없다.’(서문 중)

신간 ‘우리 근대의 루저들’은 최서해, 홍명희, 한설야, 심훈, 백석, 허준, 이기영, 현덕, 정비석, 황순원 등 근대 소설가 14인과 그들의 주요 작품을 통해 한국 근현대사를 돌아본다.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 탄생 비화와 집필 당시 작가의 상황 등을 생생하게 소개한다. 일제 통치, 해방 후 이념 갈등, 혹독한 가난 등과 마주해야 했던 격변의 시대, 한낱 문인 나부랭이였을지도 모를 이들이 고뇌 속에 써내려간 작품들은 한국 근대 문학의 꽃을 피웠다. 저자는 이들을 다시 소환하는 이유에 대해 “그들의 글쓰기가 생존을 위한 각혈과 각골의 기록이요, 정신의 고투이자 노동이었다는 사실을 목격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인류 역사상 최악의 재난이 될지도 모를 역병이 창궐”한 요즘, “과거의 소설을 읽는 일이 우리에게 정신의 면역력을 선사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1만 3,000원.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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