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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기업
철강·유화, 바이든 정권 탄소세 부담되지만···친환경 시장 공략 기회도

■美 바이든시대 산업별 전망 <4>철강·유화

화석에너지 사용량따라 세금 부과

제품값 상승·추가 설비투자 불가피

트럼프 무역확장법도 유지 가능성

환경규제 속 신재생 새 먹거리 기대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 내 정유·화학 단지 각 공장에서 수증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조 바이든 후보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국내 철강·석유화학 업계는 파급 효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바이든 당선인의 친환경 정책에 대한 득실 계산에 분주하다. 전통적 ‘굴뚝 산업’인 철강·유화업계에 새로운 비관세 무역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한편에서는 새로운 고부가가치 철강재 시장이 열릴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위기와 기회가 상존한다는 것이다.

‘미국 우선주의’라는 보호무역 색채는 트럼프 행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당선인이 미국 중심의 글로벌 밸류체인을 강조해왔던 점을 고려하면 지난 4년간 한국 철강업계를 집요하게 압박했던 트럼프식 무역장벽이 허물어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철강업체들은 바이든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세운 탄소조정세 도입에 대한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 탄소조정세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석유·석탄 등 각종 화석에너지 사용량에 따라 부과되는 세금이다. 당장 중국 기업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탄소배출량이 많은 국내 석유화학·철강 업종에도 악재가 될 수 있다. 탄소를 빌미로 관세를 물게 되면 제품가격이 상승하고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추가 설비투자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럽연합(EU)은 내년 시행을 목표로 탄소국경세 법안을 마련하는 등 이미 세계적으로 친환경 흐름은 대세여서 더 이상 우리 기업들이 피할 수만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바이든의 통상 관련 계획이 구체적이지 않은 상황이어서 앞으로 어떤 정책들이 나올지 예의주시해야 한다”면서 “특히 상무부에 어떤 인사들이 자리할지 동향을 파악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바이든 당선인이 신재생에너지를 육성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전기차·해상풍력발전·태양광발전 등 새로운 철강제품의 시장이 새로 열릴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정유·화학업계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탄소 배출이 많은 정통 굴뚝 산업은 동향 파악에 분주한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각광을 받았던 셰일가스 산업에 대한 바이든 당선인의 스탠스가 어떨지도 원유 정제 과정에서 만들어진 나프타를 분해하는 나프타분해설비(NCC) 공정을 통해 제품을 생산하는 유화업계 입장에서는 큰 변수다.



통상적인 관점에서 바이든 시대에도 힘으로 밀어붙이는 강공이 계속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경제 안보를 국가 안보와 동일시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조치가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외국산 수입 제품이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되면 긴급하게 수입을 제한하거나 고율의 관세를 매길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3월 이 조항을 적용해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대미 수출의존도가 90%가 넘는 유정용 강관업계의 경우 세아제강을 비롯해 대부분의 업체가 악영향을 받았다.

철강 산업은 미국 대선의 영향을 많이 받는 대표적인 업종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조사한 주요 산업별 대미 수출 실적에 따르면 철강 산업은 미국 대선 다음 해는 평균 -8.1%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나머지 해는 20.7% 성장률로 격차가 28.8%포인트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 산업은 경기에 민감하고 미국이 보호주의라는 몽둥이를 가장 많이 휘두르는 분야”라고 말했다. 다만 바이든 당선인이 동맹국과의 관계 개선을 공약으로 내건 만큼 232조를 근거로 한 신규 수입 규제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유업계는 바이든 당선인이 이란 핵협정 협상 재개를 공언한 만큼 대(對)이란 제재 완화가 석유 생산 증대로 이어져 국제 유가가 단기적으로 약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그린뉴딜 정책에 따른 환경규제 강화로 미국 내 석유 생산이 감소하면서 오히려 유가가 장기적으로는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업계가 예의주시하는 것은 단순히 국제유가의 향배보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미국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증대 여부다. 유가가 상승하든 하락하든 글로벌 수요 회복으로 정제마진이 회복돼야 수익성에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제유가에 플러스·마이너스 요인이 혼재돼 있어 결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침체된 수요가 얼마나 회복되는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동희·한재영기자 d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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