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7일(현지시간) 발간될 예정인 회고록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거부할 수 없는 좋은 모범생”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회고록 ‘약속의 땅(A Promised Land)’ 일부 내용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 2009년 12월 코펜하겐에서 열렸던 유엔 기후변화 정상회의와 관련한 대목에서 반 전 총장과의 일화를 소개했다.
당시 오바마는 미국 내 정치 상황과 외교적 부담 때문에 회의 참석 결정을 미루고 있었다. 하지만 반 전 총장은 미국 대통령 참석이 회의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보고 끈질기게 오바마 전 대통령을 설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대통령에 취임한 지 두 달도 안 돼 반 전 총장을 백악관에서 처음 만났는데 반 전 총장은 (그때부터) 기후변화 회의에 참석하겠다는 약속을 해달라고 나를 압박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결국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반 전 총장의 거듭된 요청에 참석을 약속했다. 반 전 총장에게 설득을 당한 오바마 전 대통령은 함께 있던 수전 라이스 유엔 주재 미국대사에게 자신의 처지가 “너무 (성격이) 좋아서 (부탁을) 거부할 수 없는 모범생(nerdy kid)과 함께 졸업 댄스파티에 가도록 압력을 받은 고등학생과도 같다”고 털어놨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반 전 총장은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나는 그를 좋아하고 존경하게 됐다. 그는 정직하고 솔직했고 대단히 긍정적이었다”며 “특히 반 전 총장이 최우선 과제로 정한 기후변화 문제에서는 대단히 끈질겼다”고 말했다. /박현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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