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백남종·김원석 교수팀이 2014년 6월~2015년 12월까지 급성기 뇌졸중 발병으로 재활치료를 받은 197명을 대상으로 3개월, 6개월, 12개월 뒤 ‘뇌졸중 후 체크리스트’ 조사를 통해 각종 증상 악화 양상을 파악한 결과다.
체크리스트에는 일상생활 동작, 이동, 경직, 삼킴, 통증, 낙상, 실금, 의사소통, 기분(불안·우울), 인지기능, 뇌졸중 후의 삶, 가족과의 관계 등 총 12개 증상이 포함됐다. 환자들은 뇌졸중 발생 후 관련 장해 악화를 경험했는지 질문지에 응답했다.
뇌졸중을 겪은 뒤에는 통증, 근골격계 문제나 환경 변화로 인해 목욕·외출과 같은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불안·우울감을 호소하거나 근육이 뻣뻣해지는 경직 증상이 점점 심해지기도 한다. 이렇게 뇌졸중 후 다양한 증상과 문제가 악화하는 것을 ‘주관적 악화’라고 하는데 뇌졸중 발생 후 1년 혹은 그 이후 까지도 나타날 수 있다. 때문에 뇌졸중 환자가 경험하는 주관적 악화 증상들을 파악해 치료 가능한 것은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게 환자의 예후나 삶의 질 유지에 중요하다.
환자들의 응답 내용을 분석했더니 주관적 악화를 호소하는 비율은 뇌졸중 후 6개월에 가장 높았고 대부분의 항목에서 10% 이상의 환자가 증상을 경험했다. 가장 두드러진 증상은 뇌졸중 발생 후 또는 지난번 병원 방문 때보다 △걷기 등 이동이 어려워짐(17%) △불안·우울해짐(16%) △스스로 몸을 돌보기 어려워짐, 일이나 취미·레저활동이 어려워짐, 새로운 통증이 생김(15%) △생각·집중·기억하는 게 어려워짐(14%)이었다.
김원석 교수는 “뇌졸중 6개월 후에 일상생활 동작과 불안감·우울감·인지기능의 악화, 통증을 경험하는 환자가 많다는 게 객관적으로 확인됐다”며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관관계가 확인된 수준은 아니었지만 경직 및 통증, 우울증, 인지기능 악화 역시 환자의 삶의 질 저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주관적 악화는 다양한 증상들과 연관된 후유증을 야기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백남종 교수는 “뇌졸중 발생 후 6~12개월까지는 뇌와 신체 기능이 점진적으로 회복되는 시기로 다양한 장해의 주관적 악화를 경험하는 환자가 많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삶의 질 악화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장기적인 모니터링, 재활의학과 등 연관 진료과와의 적절한 협진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결과는 ‘뇌졸중과 뇌혈관질환 저널’(Journal of Stroke & Cerebrovascular Diseases)에 발표됐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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