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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톡스 전쟁' 마침표 찍지만...내상 커진 대웅제약-메디톡스

美 국제무역위, 19일 최종 판결

패소 기업 美시장 철수 등 치명상

메디톡스는 품목허가도 취소 당해

"美제약사 앨러간만 이득" 지적도





미용 성형 시술용 의약품 ‘보톡스’의 원료인 보툴리눔 톡신의 균주 출처를 두고 사활을 건 공방을 벌이고 있는 대웅제약(069620)과 메디톡스 간 분쟁이 오는 19일(현지시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최종 판결에 따라 일단락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결과와 관계없이 두 회사 모두 미국 시장에서 막대한 소송비용·판매위축 등으로 출혈을 입어 미국 제약사 앨러간만 이득을 봤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ITC는 오는 19일(현지시간)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을 영업비밀 침해 혐의로 제소한 소송에 대한 최종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ITC는 지난 7월 예비판결에서 대웅제약 ‘나보타’가 메디톡스 ‘메디톡신’의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공정 등 영업비밀을 도용했다며 10년 간 미국 내 수입금지 처분을 내렸다. 대웅제약은 이에 즉각 반발해 이의신청을 했고, ITC는 이를 받아들여 재검토에 들어가 그 결과를 오는 19일 발표한다.

현재까지 드러난 결과로는 대웅제약이 불리해 보인다. ITC 내 불공정수입조사국(OUII)이 대웅제약의 예비판결 이의 신청과 관련해 기존 예비판결을 지지하는 의견을 냈기 때문이다. 오히려 조사국은 대웅제약이 영업비밀을 침해한 것으로 결론이 날 경우 나보타를 10년이 아닌 무기한 수입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ITC가 어떤 판결을 내리더라도 국내 보툴리눔 톡신 업계는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대웅제약은 국산 보툴리눔 톡신 제품으로는 처음으로 2018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아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 진출한 지 1년 만에 미국 시장 판매중단 위기에 몰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성형외과들도 연쇄 셧다운 돼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실적을 올린데다, 소송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 증권업계는 대웅제약이 9개월간 300억원 이상을 균주 분쟁 소송에 쏟아부은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상 미국에서 올린 매출 전부를 소송 비용으로 쓴 셈이다.

메디톡스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메디톡스의 ‘메디톡신주’ 등 5개 품목에 대해 오는 20일부로 허가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취소 대상은 메디톡신주, 메디톡신주50단위, 메디톡신주150단위, 200단위, 코어톡스주 등 5개 품목이다. 식약처는 앞서 지난 6월 허가받지 않은 원액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메디톡신 3개 품목에 대해 잠정 제조·판매·사용을 중지하고 품목허가를 취소했다. 최근에는 식약처가 해외 수출용 제품에 대해서도 허가를 취소했다. 메디톡스는 즉각 행정소송을 내 판매중단은 막았지만, 식약처가 본안소송을 진행되면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만약 본안소송에서 패소하면 사실상 메디톡신은 국내외에서 판매할 수 없게 된다.



메디톡스 입장에서 메디톡신은 기업 생존을 결정하는 제품이다. 지난해 기준 메디톡스의 매출액 2,000억원 중 메디톡신이 차지했던 비중이 1,127억원으로 절반이 넘는다. 만약 메디톡신이 퇴출된다면 메디톡스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 업계에서는 메디톡스가 ITC의 최종 결정에 모든 것을 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ITC가 최종 판결에서 메디톡스의 손을 들어준다면 대웅제약의 나보타는 사실상 미국에서 판매하기 어려워진다. 그동안 미국 진출을 위해 들여왔던 투자가 모두 물거품이 되는 것이다.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양쪽 모두 이번 ITC의 최종판결에서 승소를 자신하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예비결정의 오류를 바로잡아 최종판결에서 반드시 승소할 것”이라며 “메디톡신의 원료인 보툴리눔 균주를 구하기는 어렵지 않은 만큼 해당 균주와 기술은 영업비밀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메디톡스 관계자 역시 “승소를 확신하고 있다”며 “최근 평생 수입 금지명령 의견까지 나온 만큼 최종판결 결과도 예비결정과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업계 일각에서 두 회사가 극적인 합의에 도달할 수 있지 않느냐는 기대가 나오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상황이다. 지난 2016년부터 생겨난 두 회사 간 갈등의 골이 워낙 깊고, 양사의 미국 파트너사들도 소송에 관여해 이미 발을 빼기 어렵다. 업계 한 관계자는 “두 회사 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의 엘러간과 엘러간의 모회사 애브비까지 얽혀 있어 이제 발을 빼기도 쉽지 않다”며 “대웅제약의 미국 판로가 막히고, 메디톡신이 시장에서 퇴출되면 가장 웃을 사람은 미국 시장의 절반 이상을 장악한 엘러간과 애브비 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ITC의 최종 판결이 나오면 미국 대통령은 60일 이내에 승인 또는 거부권 행사 여부를 결정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일이 내년 1월20일인 만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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