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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4시간씩 퍼트만…임성재, 86년 마스터스 새 역사 쓰다

■ 아시아 선수 첫 준우승

15언더…마스터스 루키 최고 성적

"아직 부족" 주니어처럼 치고 또 쳐

유리판 그린에서 대회 '최다 버디'

세계 18위…도쿄올림픽 메달 희망

임성재(오른쪽)가 16일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를 마치며 같은 조의 우승자 더스틴 존슨과 주먹을 부딪치고 있다. /오거스타=AFP연합뉴스




지난 9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오프 최종전 3라운드에서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과 동반 플레이했던 임성재(22·CJ대한통운)는 경기 내내 어안이 벙벙했다고 한다. 빨리빨리 치면서도 워낙 멀리 똑바로 보내는 샷도 놀라웠지만 가장 충격을 받은 것은 퍼트였다. 샷과 달리 주어진 시간을 꽉꽉 채워 써가면서 신중하게 퍼트 하나하나를 준비한 존슨은 애매한 거리의 퍼트를 모조리 넣었다. 이날 임성재가 2타를 잃는 사이 존슨은 6타를 줄였다. 다음날 존슨은 178억원의 우승 잭팟을 터뜨렸고 임성재는 11위에 만족해야 했다.

제대로 자극받은 임성재는 무서우리만치 퍼트에 매달렸다. 최고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개막을 앞두고 오거스타 내셔널GC(파72)의 ‘유리판 그린’을 의식해 퍼터를 교체한 그는 퍼트 연습에만 하루 4시간씩 투자했다. 몸을 웅크리고 공만 굴리는 반복 연습은 주니어 꿈나무들에게도 지루한 일일 텐데 임성재는 오히려 “할수록 재밌다”고 했다.



16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에서 끝난 ‘메이저 중의 메이저’ 마스터스에서 임성재는 가장 퍼트를 잘한 선수로 인정받았다. 홀당 퍼트 수 최소(1.42개)를 기록했고 3퍼트는 단 두 번으로 막았다. 버디는 24개로 공동 1위. 임성재는 마스터스 첫 출전에 아시아 국적 최초의 준우승이라는 쾌거를 올렸다. 86년 전통의 콧대 높은 마스터스에서 아시아인의 종전 최고 성적은 2004년 최경주(50)의 3위였다.

우승자 존슨에게 5타 뒤진 최종합계 15언더파로 캐머런 스미스(호주)와 함께 공동 2위에 오른 임성재는 무려 101만2,000달러(약 11억2,000만원)의 상금을 거머쥐었다. 이름 석 자가 16일 오전까지 국내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지키기도 했다.



‘그때 그’ 존슨과 마지막 날 챔피언 조 경쟁에서 일군 준우승이라 더 값지다. 임성재는 두 달 전 경외감으로 바라봤던 존슨을 경기 초반 거세게 몰아붙였다. 4타 차 공동 2위로 출발해 한때 1타 차까지 세계 1위 존슨을 압박했다. 마지막 날 3언더파 등 나흘 연속 언더파 스코어를 적으며 내년을 기약한 임성재는 22세 8개월로 마스터스 최연소 톱5 진입 부문에서 역대 3위 기록도 썼다. 1997년 21세 4개월에 우승한 타이거 우즈(미국) 다음이다. 또 15언더파는 역대로 마스터스 데뷔전에 나선 선수 중 최고 성적이기도 하다. 경기 후 임성재는 “1·2라운드에 상위권에 있으면서 자신감이 생겼는지 공동 2위로 마무리해 오늘이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제주에서 자란 임성재는 어릴 적부터 재능이 남달랐다. 9세 때 당시 국내 최연소 홀인원을 터뜨리는가 하면 고3 때부터 한국과 일본프로골프 1부 투어를 병행했다. 2018년 PGA 2부 투어에 진출하고부터는 ‘최초기록 제조기’로 이름을 날렸다. 올 3월에는 혼다 클래식을 제패하면서 PGA 투어 일곱 번째 한국인 우승자가 됐다. 이번 준우승으로 일곱 계단 올라 세계 18위가 된 임성재는 시즌 상금순위에서도 10위(약 138만달러)로 올라섰다.

내년 목표는 도쿄올림픽 메달권 진입이다. 임성재는 올 초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코스의 잔디와 개인적으로 잘 맞는 것 같다. 우즈,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 강한 선수들이 많이 나온 대회에서 3등을 하면서 ‘올림픽에 가면 메달 희망이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밝혔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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