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갈등이 지속되면 1차 세계대전 수준의 재앙이 될 것입니다”
미국 외교가의 거두 헨리 키신저(97·사진) 전 국무장관은 16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이 개최한 ‘신경제 포럼’에 참석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을 향해 “미중 군사 갈등을 피하려면 와해된 양국간 대화 라인을 신속하게 복원해야 한다”며 이같이 경고했다.
키신저는 미중 양국이 극단적인 대결 구도로 가고 있는 상황에 대해 “현대 군사기술은 이런 위기를 과거보다 훨씬 더 통제하기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닉슨 행정부 시절이던 1971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신분으로 중국을 비밀리에 방문해 역사적인 미·중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면서 미중 수교에 핵심역활을 한 인물이다. 그는 최근까지도 중국을 여러 차례 오가며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도 만나는 등 대화를 통한 미중 갈등 완화를 강조해왔다.
그는 올해 홍콩 사태 등으로 양국 관계가 급속하게 얼어붙고 있다면서 “양측이 다른 어떤 갈등이 있더라도 군사적 충돌은 하지 않는다는데 합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미국과 중국 각국 지도자를 대표하며 신뢰할 수 있는 인사가 만나 서로 소통할 수 있게 하는 제도적 시스템을 공동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인권 문제에 대해서 키신저는 “양국이 이견이 있다”면서 “양측이 상대방의 민감성을 이해해야 하며 반드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완화하고 진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박현욱기자 hwpar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