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경제 전문가들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에 따라 세계 경제가 탈세계화하는 가운데 재생에너지와 전기차 산업이 급격하게 성장하리라 관측했다. 17일 국회에서 양이원영·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주최로 열린 ‘바이드노믹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정책) 하에서 세계 경제가 한국에 미칠 영향’ 토론회에서 이와 같은 내용이 발표됐다.
정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바이든노믹스의 두드러지는 특징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미중무역전쟁에 의해 세계 경제성장과 국제무역이 둔화하는 ‘뉴뉴노멀’ 현상을 꼽았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자체 데이터를 돌려 세계 경제가 2021년도에 5.0%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대외경제 전문가 57명이 참여한 설문조사 분석 결과도 4~6%대의 세계 경제 성장이 예측됐다.
나아가 정 연구위원은 코로나19의 확산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향후 22개월(평균값)간 지속할 것이란 전망도 도출됐다. 이에 세계무역기구(WTO)는 코로나19의 여파로 국제무역량이 내년에도 완전히 회복될 수 없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WTO는 국제무역량이 올해 9.2% 감소하고, 내년에는 7.2% 증가하리라 관측했다.
이런 뉴뉴노멀 현상 속에서 미국의 디지털 기술과 재생에너지 산업이 급속하게 성장하리란 분석도 함께 제시됐다. 정 연구위원은 2021년도에 국경을 넘나드는 데이터의 양이 1초에 1,914 테라바이트로 계산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 2005년에 비해 407배 늘어난 규모로 전 세계가 디지털 전환기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이에 따라 미중 무역 갈등이 기술 패권 경쟁으로 심화할 것이라 경고했다.
아울러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바이든 정부의 ‘그린혁명’에 주목하며 미국 내 재생에너지 사업의 확대가 가속화 되리라 진단했다. 한 연구위원은 “바이든과 버니 샌더스 민주당 상원의원의 기후변화 관련 공동 정책의 목표는 기후위기 국면임을 인식해 파리기후협약에 재가입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환경적인 정책들을 원위치로 돌려놓는 것”이라며 “풍력, 태양광 핵심 지원정책 연장만으로도 수요가 큰 폭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변화에 따라 재생에너지와 전기차 분야의 국내 민간 기업도 부상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예측이 나왔다. 올 1분기 현대차 그룹 전기차 판매량이 세계 5위로 상승하는 등 국내 업체들이 경쟁력이 있는 만큼 성장의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다만 한 연구위원은 “국내 에너지 시장이 지속 가능한 성장이 어려운 구조”라며 “투자를 확대하고 정책을 우선적으로 펼쳐 자생력 가능한 가격경쟁력을 갖추게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김혜린기자 r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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