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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메릴랜드주 韓진단키트 교체 결함 때문”에 “FDA 기준 맞춘 업그레이드”

WP “메릴랜드주 공수한 제품 결함 발견돼 교체” 보도

메릴랜드주 “기준 불명확하던 때 어렵게 확보…한국에 감사”

랩지노믹스 “제품 문제 아닌 FDA 기준 따른 제품 교체”

지난 18일 한국에서 구매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진단키트 물량의 도착을 맞으러 볼티모어-워싱턴 국제공항에 나간 래리 호건 미 메릴랜드 주지사와 유미 호건 여사./연합뉴스




미국 메릴랜드주가 한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키트를 구매했다가 한달 여만에 다른 새제품으로 교체했다.

2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첫 키트에 결함이 발견됐기 때문이라고 보도했지만 메릴랜드주와 해당 업체는 제품 결함이 아니라 미 식품의약국(FDA)이 추후 제시한 조건에 따라 키트를 업그레이드한 것이라고 밝혔다.

WP에 따르면 메릴랜드주는 지난 4월 18일부터 두 차례에 걸쳐 한국의 랩지노믹스가 만든 코로나19 진단키트 ‘랩건’ 50만회 검사분을 공수해 왔다.

‘한국 사위’로 알려진 래리 호건 주지사의 부인인 유미 호건 여사가 키트 확보 과정에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키트 구매에 든 비용은 키트 가격 900만달러와 배송비 46만달러 등 946만달러였다.

WP는 메릴랜드가 키트의 성능 검사를 맡긴 검사 기관이 키트에 문제점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메릴랜드 주정부는 250만달러를 추가로 들여 FDA가 승인한 내용과 일치하는 새로운 랩건 50만회분을 5월 21일부터 받기 시작했다고 WP는 전했다.

아울러 주정부가 진단 키트 교체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고 주의회 의원들의 질의에도 성실하게 답변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호건 주지사도 결함 시정이 아니라 키트를 업그레이드했다는 식으로 반응했다고 WP는 비판했다.

랩건은 6월 10일께부터 실제 검사 현장에 활용돼 현재까지 75%인 37만5,000회분이 사용됐고 연말까지 남은 검사 물량을 모두 소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메릴랜드주 설명은 WP 보도와 상당히 다르다. 처음 랩건을 들여온 4월은 미국에서 진단 키트가 매우 부족했고, 연방정부도 주정부에서 자체적으로 키트를 확보하라는 식으로 사실상 손을 놓은 시점이었다.

FDA 역시 진단키트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기보다는 주정부의 재량권을 어느 정도 인정하던 시기라 키트 확보가 시급했던 메릴랜드주로선 한국의 도움을 받아 어렵사리 랩지노믹스의 물량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후 FDA가 4월 30일 랩건 진단키트에 대해 최종적으로 승인한 기준에 따르면 이미 공수한 키트로는 검사 시간이 많이 걸리는 문제점이 발견됐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키트를 반환하고 FDA 기준에 맞춘 새 키트를 확보했다고 한다.

랩지노믹스 키트에 결함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FDA 기준을 맞추다 보니 업그레이드한 키트가 필요했다는 설명인 셈이다.

메릴랜드주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어려운 와중에도 랩지노믹스가 잘 협조해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WP 기사 때문에 도움을 준 한국 정부와 랩지노믹스에 피해가 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메릴랜드주는 전날 주의 코로나19 검사가 400만건을 넘었다는 호건 주지사의 성명을 발표했다.

랩지노믹스 관계자도 “키트를 다시 공수한 것은 제품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메릴랜드 주정부의 정책적 의사결정에 따른 것”이라며 “첫 키트를 선적했을 때 주정부에 FDA 긴급사용 승인을 받지 않은 제품이라고 고지했지만 주정부가 구매의사를 밝혀 이를 믿고 판매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후 4월 30일 같은 제품이지만 물성을 바꿔 업그레이드한 제품이 FDA 승인을 받았다”며 “FDA는 메릴랜드에 이 제품을 사용하라고 해 제품 교체가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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