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대란이 멈추지 않는 가운데 오는 2022년 서울 지역의 아파트 입주 물량이 올해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내년에도 2만가구대로 떨어지는 데 내후년에는 1만가구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전세 대책으로 호텔까지 개조해 임대주택으로 공급할 방침이다. 하지만 현실성이 떨어지고 아파트 수요는 충족하지 못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입주 물량 등을 고려할 때 현재 전세난이 수년에 걸쳐 장기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4일 서울경제가 부동산114에 의뢰해 집계한 결과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올해 5만 234가구에서 2021년 2만 5,931가구로 줄고 2022년에는 1만 7,010가구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년 연속 입주 물량이 줄어드는 가운데 내년보다 내후년 감소 폭이 더 큰 셈이다.
수도권도 사정은 비슷하다. 서울을 비롯해 경기·인천 등 수도권의 아파트 입주 물량도 올해 19만 2,011가구에서 내년 14만 934가구로 감소하며 2022년에는 13만 4,408가구로 줄어 2년 연속 공급이 감소한다. 아파트 입주 물량 데이터는 부동산114가 입주자 모집 공고(일반 분양 30가구 이상)를 모두 모아 분석한 수치다. 아파트 건설 기간이 통상 2년가량 걸리는 점을 고려할 때 내년과 내후년 입주 아파트 물량은 현 수치에서 거의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입주 아파트 감소는 매매 시장보다 임대차 시장에 더 큰 불안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정부는 ‘11·19 전세대책’을 내놓으면서 전세 대란이 조기에 진정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시장의 평가는 다르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1990년 임대차보호법 개정 당시와 달리 지금은 제도 자체가 더욱 크게 바뀌는 반면 공급은 오히려 감소하는 상황”이라며 “전월세상한제에 다주택자 규제로 민간 전세 공급을 막는 현재 정책으로는 시간이 지날수록 전세난이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한국감정원 등 민관 통계를 보면 전세수급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계속 경신하고 있다. /김흥록기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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