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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벌릴 때 턱에서 소리·통증...방치 땐 안면 비대칭 부른다

턱관절장애 지난해 진단 42만명

쌀쌀해지면 혈관 수축·근육 긴장

스트레스 쌓이면 증상 더 심해져

통증 동반 땐 치과 정밀검사 필요

이 악물기·턱 괴기·껌 씹기 금물

온찜질·물리치료로 95% 이상 개선





한상선 연세대 치과대학병원 영상치의학과 교수가 제자리를 크게 이탈한 턱관절 디스크(쑥색의 U자형 구조물)를 알기 쉽게 표시한 자기공명영상(MRI)을 보여주며 턱관절 디스크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임웅재기자


날씨가 쌀쌀해지면 양쪽 귀 앞에 위치한 턱관절 부위에 통증을 경험하는 환자가 늘어난다. 턱관절 주변에는 많은 신경·혈관이 분포돼 있는데 기온이 낮아지면 혈관이 수축하고 근육의 긴장도가 높아진다.

턱관절 디스크 장애(디스크증), 턱관절염, 턱관절 탈구·강직, 턱 근육질환 등 ‘턱관절장애’가 있다면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지난해 턱관절장애로 건강보험 진료를 받은 사람은 42만명으로 2015년 36만명보다 17% 증가했다.

턱관절은 턱뼈와 머리뼈를 연결하는 뼈·근육·인대·디스크 등으로 구성된다. 여기에 문제가 생기면 입을 벌릴 때, 음식을 씹거나 말할 때, 턱을 움직일 때 통증이나 어려움이 있다. 턱이 잘 안 움직이고 걸리거나 빠진 느낌이 있거나 딸깍 소리가 난다. 귀나 뺨 또는 관자놀이 쪽에 통증이 느껴지거나 두통·목·어깨 통증이 잦고 귓속이 아프거나 물이 찬듯 먹먹한 느낌이 자주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턱 주위 근육이 뻐근한 경우도 있다.

턱관절장애의 원인은 외상(교통사고·부딪힘 등), 잘못된 습관(이 악물기, 이갈이, 손톱·연필 물어뜯기, 턱 괴기), 치아·턱의 부조화(위·아래 치아의 부정교합 등), 입을 오래 벌리고 있거나(노래·강의 등) 턱을 과도하게 사용한 경우, 호르몬 불균형, 긴장·불안 같은 심리적 원인 등 다양하다. 대부분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스트레스는 증상 발현에 결정적 촉발제다.



◇이갈이 심하면 얼굴 힘 빼고 잠잘 때 스플린트 착용을

안형준 연세대 치과대학병원 구강내과 교수는 “턱에서 소리가 난다고 진료를 받을 필요는 없지만 손가락 3개를 수직으로 세워 입 안에 넣을 때 통증이나 걸리는 증상이 있다면 치과 전문의를 찾아가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턱관절장애를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증상이 악화돼 입을 벌리거나, 음식을 씹거나, 말하는 일상적 활동에 많은 제약이 따를 수 있다. 심한 경우 뼈의 변화로 영구적인 안면 비대칭이 발생할 수도 있다.

턱관절장애를 예방하거나 진행을 막으려면 우선 생활습관을 바꾸는 게 중요하다. 턱관절은 바른 자세에서 얼굴에 힘을 빼고 입을 다물었을 때 윗니와 아랫니가 미세하게 떨어져 있는 상태로 이완돼 있는 게 정상이다. 무의식 중에 치아가 맞물려 있다면 얼굴에 힘을 빼 턱관절과 근육을 편안하게 해주는 게 좋다. 단단하고 질기거나 입을 크게 벌려 먹어야 하는 음식, 과도한 하품, 이 악물기는 금물이다. 껌 씹기, 손톱 물어뜯기 등의 생활습관도 바꿔야 한다. 통증 조절 및 근육이완이 필요한 경우 약물치료를 한다.



두 번째 단계는 온찜질, 초음파·레이저 치료 등 물리치료다. 통증 완화를 위해 집에서 따뜻한 물수건으로 근육을 풀어주는 것도 좋다. 턱부위 근육·관절이 낮은 온도에 장시간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불가피할 경우 핫팩 등을 사용해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한다. 한방에서는 침치료와 온냉경락요법, 추나요법 등 한방통합치료를 한다.

세 번째 단계는 턱관절 관련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주로 밤에 마우스피스처럼 생긴 교합안정장치(스플린트)를 활용한다. 특히 이갈이를 한다면 이 장치를 끼고 자는 게 좋다. 이갈이가 심하거나 만성 근육통이 일반적 치료 방법으로 잘 해결되지 않으면 보톡스 주사요법이 도움된다. 그래도 안 되면 수술치료 등이 필요한데 매우 드물다.



◇디스크증·종양 때문이면 MRI 찍어야 원인 알 수 있어

정진우 서울대치과병원 구강내과 과장은 “턱관절장애 치료는 일반적으로 턱관절에 부담을 주는 나쁜 습관을 바로잡고 물리치료·운동요법과 함께 약물요법·스플린트 같은 비수술적 치료를 하면 턱관절장애의 95% 이상을 개선할 수 있다”며 “효과가 없거나 턱관절의 구조적 장애가 있으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는데 전체 턱관절장애 환자의 5% 이내”라고 말했다.

턱관절 디스크증은 관절 부위의 디스크가 정상 범주에서 벗어나 염증이 지속, 골(骨) 변화와 골관절염으로 진행된다. 통증이 심하면 입을 벌리기도, 음식을 먹기도 어려워진다. 턱관절 부근 구조물에 종양이나 혈관성 기형이 생긴 경우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X선 파노라마, 치과용 컴퓨터단층촬영(CT) 등 방사선 검사를 해도 뼈의 변화가 관찰되지 않아 원인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원인불명’이라거나 ‘너무 예민해서’ ‘(고3병 등) 스트레스 때문’ ‘꾀병’이라는 잘못된 진단으로 병을 키우는 경우도 적지 않다.

고등학생 때부터 왼쪽 턱관절 통증에 시달려온 20대 초반 남성 A씨도 CT 검사에서 턱관절뼈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 원인을 모른 채 지내오다 MRI 검사에서 디스크가 원래 위치에서 크게 벗어나 있고 왼쪽 턱관절 내부에 오랜 염증으로 삼출물이 고여 있어 턱관절 디스크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후 잠을 잘 때 스플린트를 끼는 등 보존적 치료로 통증이 많이 줄었다.

한상선 연세대 치과대학병원 영상치의학과 교수는 “이런 경우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해야 디스크증·종양 등을 조기에 진단·치료할 수 있다”며 “MRI 영상은 턱관절 통증이 디스크의 위치·형태 변화 때문인지, 종양·염증 등 다른 원인 때문인지 진단할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턱관절 부근의 통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의 4%는 턱관절 인접 구조물에 생긴 종양, 혈관성 기형이 원인이었다. 이런 환자에게 턱관절 치료를 해도 나을 리 없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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