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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스포츠문화
텅 빈 연말…한숨 가득 찬 문화예술

☞11월 매출 반토막 '공연'

띄어앉기·기업단관 실종에 울상

☞개봉작 급감 '극장가'

승리호·콜 등 줄줄이 넷플릭스行

☞콘서트 사라진 '음악계'

대형가수 취소…나훈아도 불투명

서울 시내 한 공연장에서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연합뉴스






문화예술계에 있어 매년 11·12월은 여름 휴가 시즌과 함께 ‘대목’으로 꼽힌다. 가족·친구·연인·동료와 함께 특별한 연말을 보내기 위해 공연과 콘서트를 관람하는 수요가 늘고, 겨울 방학에 맞춰 극장에서는 대작 영화들이 쏟아지는 시기다. 직원들과 고객들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단체 관람 이벤트를 개최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하지만 올해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무대와 스크린을 수놓아야 하는 시기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문화예술계의 연말 특수는 자취를 감췄다. 코로나 재확산과 정부의 송년 모임 자제 권고, 객석 띄어 앉기 적용 속에 일정 취소와 매출 급감라는 한파만 이어지는 모양새다. 30일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올 11월 공연 매출은 169억 원으로 전년 동기(354억 원)의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올 9월(70억 원)과 10월(126억 원)에 비하면 그나마 나아졌다고 볼 수도 있지만, 이는 이달 초 진행된 문화 소비 쿠폰 지급과 객석 띄어 앉기 해제에 따른 증가분이 반영된 일시적인 결과라는 분석이다. 정부는 지난 1일 발표한 사회적 거리두기 재편 방안에 따라 그동안 공연계에 적용했던 객석 간 띄어 앉기를 7일부터 해제했다. 그러나 확진자 증가로 거리 두기가 1.5단계로 격상되면서 19일부터 타 일행 간 띄어 앉기가 다시 적용됐고, 24일부터 2단계가 시작되자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리사이틀 앙코르 공연, 세종문화회관 리그 오브 레전드 오케스트라 등은 일정을 취소·연기했다.

12월에도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승우·류정한·홍광호의 복귀로 일찌감치 화제를 모은 뮤지컬 ‘맨오브라만차’가 오는 18일 개막하고, 엄기준·옥주현 주연의 ‘몬테크리스토’, 주원·아이비의 ‘고스트’, 프랑스 대표 뮤지컬 ‘노트르담드파리’ 내한 공연 등 대형 무대들이 관객들을 맞고 있지만, 이들 공연 모두 객석 띄어 앉기 탓에 가동 객석의 절반 이하만 판매할 수 있다. 시야 제한석을 제외하면 판매 가능 좌석이 40% 대로 떨어지는 공연도 적지 않다. 업계에서는 올 12월 매출이 지난해(559억 원)에 크게 못 미칠 것이라는 점을 기정 사실화하고 있다.

한 공연 기획사 관계자는 “연말이면 단관 행사(기업이 특정 회차 티켓을 모두 구매해 사은 행사로 진행)나 단체 관람객 예매도 많았는데 올해는 분위기가 정말 다르다”며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몰라 좌석 오픈이나 홍보에도 소극적일 수밖에 없어 답답하다”고 전했다.





극장가 역시 연말 특수에 대한 기대감을 접은 지 오래다. 감염병 우려로 관객이 줄어든 건 물론이거니와 영화 제작 및 수입, 배급, 개봉 일정이 꼬일 대로 꼬이면서 신작 공급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은 연말을 앞두고도 개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1월 개봉작은 총 30편으로, 올해 들어 가장 적었다. 지난해 11월엔 71편이 개봉했었다. 11월 누적 관객 수 역시 354만 명으로 전년 동월의 15.8%에 불과하다. 월간 100만 명을 밑돌며 역대 최저를 기록했던 4월의 악몽이 재연되진 않고 있다는 점을 위안 삼을 따름이다.

코로나 19로 일정이 꼬이면서 극장 개봉 대신 넷플릭스행을 택한 영화 ‘승리호’의 한 장면. /사진제공=넷플릭스


이렇다 보니 관객의 발길이 뜸해진 극장 개봉 대신 넷플릭스 직행을 택하는 영화들도 계속 늘고 있다. 박신혜·전종서 주연의 영화 ‘콜’이 지난 27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고, 제작비를 240억 원이나 들인 한국 SF 영화 ‘승리호’도 고심 끝에 결국 극장을 포기하고 넷플릭스 개봉을 예고했다. 공유·박보검 주연의 ‘서복’, 디즈니·픽사 신작 ‘소울’ 등이 연내 개봉을 준비하고는 있지만, 이들만으로 극장가 분위기가 살아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대중음악계도 전례 없는 한파에 시달리고 있다. 활동을 쉬고 있던 가수들도 연말 콘서트는 거르지 않을 정도로 이 시기의 의미가 컸지만, 올해는 연초부터 이어져 온 ‘연기·취소’ 분위기에 연말 성수기까지 잠식당했다. 있다. 보이그룹 펜타곤은 멤버 여원이 코로나19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는 바람에 29일 열 예정이었던 온라인 콘서트를 하루 전인 28일 긴급 연기했다. 소속사인 큐브엔터테인먼트는 “여원은 선제적으로 검사를 진행해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보건당국의 방역 지침에 따라 자가격리했다”며 “나머지 멤버들도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선제적 자가격리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수준 높은 라이브 콘서트로 잘 알려진 가수 이승환은 12월 3~6일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이십세기 이승환+’ 콘서트를 취소했다. 소속사 드림팩토리는 “수도권 확진자 수가 줄지 않고 서울시도 사실상 3단계 조치들을 하는 등 지난 대유행 때보다도 훨씬 엄중한 상황”이라고 취소 이유를 설명했다. 밴드 자우림도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려던 단독 콘서트 일정을 지난달 27~29일에서 내년 1월 29~31일로 연기한 바 있다.

지난 추석 연휴 KBS에서 방영된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공연 모습. 나훈아는 다음달 서울·부산·대구에서 연말 공연을 진행할 예정이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이어진다면 개최가 불투명하다. /KBS 캡처


관심사는 서울·부산·대구에서 열리는 ‘가황’ 나훈아의 연말 공연이다. 서울·부산 공연이 예매 개시 8~9분 만에 전석 매진될 정도로 관심도가 높은 콘서트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가 1.5단계 이상으로 유지될 경우 100명 이상 집합 금지가 적용되기 때문에 개최 여부는 불확실하다. /정영현·송주희·박준호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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