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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3차 대확산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무섭다. 이번 확산은 수도권 중심이며 생활공간 속 유행이라는 점에서 기하급수적 폭증이 우려된다. K방역의 공은 현 정부가 아니라 다음 네 가지에 돌려야 한다. 첫째, 높은 시민 의식이다. 마스크 대란 당시 정부에서 건강한 사람은 마스크를 안 써도 된다는 잘못된 발표를 했지만 국민들은 집단 지성을 발휘해서 모두 마스크를 쓴 덕분에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 둘째, 의료진들의 밤낮 없는 헌신과 사투다. 셋째, 민간과 공공의 장점이 결합한 우리의 의료 체계 덕분에 빠른 조치와 보편적 혜택이 가능했다. 넷째, 지난 정부에서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방역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바꾼 덕분이다.

현 정부의 관리 역량에는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들다. 우선 확진자 수를 가장 중요한 방역 기준으로 삼는 것은 문제가 많다. 확진자 수는 일주일 정도 전에 감염된 사람들이 지금 발견된 것이며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이 감염됐는지는 알 수가 없다. 따라서 확진자 수로 방역 기준을 판단한다면 이미 늦은 것이다. 우리 실정에 맞는 관리 지표를 개발하고 객관적이며 과학적인 자료에 근거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지속 가능한 사회적 거리 두기 방법을 개발하는 것도 필요하다. 독일에서는 대형 콘서트장에서 자원자들을 대상으로 여러 방법으로 좌석에 앉게 한 다음, 공기 흐름을 분석해서 감염 위험이 최소화되는 방법을 찾는 연구를 진행했다. 우리도 경제와 방역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실내 방역 기준을 찾아서 권고하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정부의 행정명령도 객관적이며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광화문 종교 집회는 원천 봉쇄하지만 민주노총 집회는 방관하는 식의 고무줄 잣대는 곤란하다. 방역을 핑계로 시민들의 개인정보를 보호하지 않고 인권을 침해하는 것도 큰 문제를 야기할 것이다. 개인정보와 인권을 보호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방역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의 부족은 가장 시급한 문제다. 전국 548개 병상 중 11월 29일 현재 즉시 입원 가능한 병상은 86개에 지나지 않는다. 1차 확산 때 중환자 병상 부족으로 집에서 죽어 나가는 환자들을 속수무책으로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는데 지금까지도 중환자 병상 확보를 하지 않은 정부의 무심함에는 질타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백신 확보에서도 우리 정부는 한참 뒤져 있다. 선진국들은 이미 충분한 양의 백신을 확보했고 승인이 나면 바로 국민에게 접종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자칫하면 다른 나라들은 백신을 접종하며 안정되고 있는데 우리는 충분한 양의 백신을 구하지 못하거나 효과가 떨어지는 백신을 맞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 정부는 자화자찬에 몰두할 것이 아니라 잘못하고 있는 부분들을 파악하고 빠르게 조치하는 행동력이 무엇보다도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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