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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이슈] 애로부부·우리 이혼했어요…'매운맛' 부부예능이 뜬다

/ 사진제공=채널A·SKY, TV조선




올 들어 ‘부부 관계’를 소재로 한 예능 프로그램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결혼한 부부의 동상이몽부터 실제 이혼한 부부가 재결합하는 이야기까지. 예능을 통한 부부의 사생활 공개는 자유롭고 솔직한 반면, 은밀하거나 과감한 탓에 자극적이라는 평도 적지 않다.

인기리에 방영 중인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이하 동상이몽), TV조선 ‘세상 어디에도 없는 아내의 맛’(이하 아내의 맛), JTBC ‘1호가 될 순 없어’에 이어 최근 등장한 채널A·skyTV ‘다시 뜨거워지고 싶은 애로부부’(이하 애로부부)와 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이하 우이혼)는 부부 예능의 새 지평을 열고 있다.

‘동상이몽’과 ‘아내의 맛’, ‘1호가 될 순 없어’가 부부간 일상을 재미있게 다룬 다소 순한 맛의 부부 예능이라면 ‘애로부부’와 ‘우이혼’은 자극적이고 실질적인 매운 맛으로 시청자들을 끌어당긴다. 기존의 부부 예능이 연애나 결혼·육아 이야기에 그쳤다면, 최근 급부상한 이들은 부부 성관계나 이혼한 부부의 재회여행으로 범위까지 넓혀 부부 예능의 수위를 높이기 시작했다.

‘현대판 사랑과 전쟁’으로 꼽히는 ‘애로부부’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선언과 함께 과하다 싶을 정도로 부부사이에 일어나는 일들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중이다. ‘애로드라마’ 코너에선 일반인 사연을 바탕으로 불륜, 고부 갈등과 같은 부부·가족 간 문제들을 드라마 형식으로 재연하고, 의사와 변호사 등 스튜디오에 출연한 연예인 패널들이 이를 지켜보며 대화를 나눈다.

/ 사진제공=채널A, SKY ‘애로부부’


또 다른 코너 ‘부부들의 은밀한 이야기-속터뷰’는 유명 게스트들로부터 한층 더 농도 짙은 이야기가 공개된다. 이들은 부부 사이에서도 쉽게 말할 수 없었던 성적인 불만들을 ‘속터뷰’ 자리에서 과감히 털어놓는다. 특히 방송인 조혜련 씨의 동생 조지환·박혜민 부부의 화끈한 부부생활 고백은 포털 사이트에서 화제가 됐고,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하기도 했다.

매회 거듭될수록 믿기 힘든 사연과 부부 이야기에 힘들어진 MC 이상아는 결국 프로그램 하차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지난 달 17일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하차 소식과 함께 “첫 녹화 후 ‘나 못하겠어요. 빼주세요’ 했던. 오늘에서야 내려놨다”며 “내 정신력과의 싸움에서 내가 졌다. 나한텐 예능이 아닌 다큐였다”며 마음 고생한 사실을 내비치기도 했다.

‘애로부부’가 부부간 사적인 문제에 대한 이야기로 화제몰이를 했다면, ‘우리 이혼했어요’는 유명인의 이혼을 전면에 내세워 시청자들을 끌어당기는데 성공했다. ‘우이혼’은 지난 20일 첫 방송부터 9.0%(닐슨코리아/유료방송가구 2부 기준)를 기록하며 단숨에 인기 예능 대열에 등극했으며, 프로그램과 출연자들 모두 높은 화제성을 차지했다.



‘우리 이혼했어요’는 이혼한 부부가 한 집에서 다시 만나 며칠간 생활하며 부부 관계를 새롭게 조명하는 관찰 예능이다. 2020년의 달라진 이혼 상을 다뤄보겠다는 기획의도로 출발했으며, 연예계 잉꼬부부였으나 결혼 26년 만에 이혼한 배우 이영하와 선우은숙, 유명 유튜버 최고기와 유깻잎이 출연해 이혼을 하게 된 이유와 이혼 과정에서 겪은 상처 등을 전했다.

/ 사진제공=TV 조선


리얼리티 예능이기에 ‘이혼’이란 주제가 단순 웃음코드로 다뤄지지만은 않았다. 출연진들의 속마음이나 감정적인 모습은 인위적 연출이나 웃음기 없이 방영됐고, 이들이 경험했던 결혼 생활의 차가운 현실을 여실히 보여줬다. 이영하와 선우은숙은 첫 데이트 장소에서 묵혀둔 속내를 고백했고, 최고기와 유깻잎은 이혼을 결정한 안타까운 사연을 공개했다.

그동안 ‘부부관계’나 ‘이혼’을 다룬 예능 프로그램은 없었다. MBN ‘우리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처럼 이혼한 남녀를 다른 남녀와 가상 연결하는 프로그램은 있었지만 이혼한 부부를 재회하게 만든 프로그램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소재는 부부 둘만이 간직한 이야기였기에 예능에서는 쉽게 접근하기 힘든 금기와도 같았다.

그러나 파격적인 포맷의 다양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온 이상, 부부사이의 내밀한 이야기를 다룬 더 자극적인 콘텐츠가 앞으로 얼마든지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부부의 성 생활에 이어 부부의 재혼까지 지켜봐야 하냐는 볼멘소리도 나오지만 ‘욕하면서 본다’는 시청자의 심리를 알기에, 방송사 입장에선 자극적인 요소를 배제하기란 쉽지 않다.

자극적인 부부 예능은 치열해지는 예능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 수단, 자극을 높이기 위한 도화선으로 한동안은 계속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정은기자 seyo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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