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과 나이를 뛰어넘는 우정을 통해 한 인간이 살아온 삶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삶을 생각해보게 만드는 여운 짙은 드라마가 찾아온다.
3일 오후 KBS 드라마스페셜 2020 ‘나들이’ 제작발표회가 온라인 생중계 됐다. 유관모 PD와 배우 손숙, 정웅인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나들이’는 장사의 달인 할머니와 어수룩한 과일 장수 아저씨의 우정을 그린 드라마다. 두 사람의 특별한 나들이를 통해 사람, 부모, 자식이란 무엇인지를 돌아본다. 이름만으로도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대한민국 대표 연기장인 손숙과 정웅인이 아름다운 노년의 우정을 그리며 사람이 그리운 요즘, 사람 냄새를 깊이 있게 전할 예정이다.
유관모 PD는 작품에 대해 “가족을 생각하게 만드는 드라마다. 어느 시점에서는 자식이었다가 어느 시점에는 또 부모님이 된다. 작품에는 처지와 위치가 다를 때 인간으로서 고뇌하는 그런 면들이 깊이 있게 담겨있다”며 “부모님과 자식, 가족이 무엇인지, 내가 어떻게 가족들과 지내왔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까를 많이 생각하게끔 하는 드라마”라고 소개했다.
이어 “미술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다. 할머니 집을 보시면 ‘이게 세트에요?’라고 물어볼 정도로 현실감 있게 세트를 만들었고, 실제 햇빛이 들어오는 것처럼 조명에도 많이 신경썼다”면서 “그래도 핵심은 두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를 잘 담아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보실 때 편안하실 수 있고, 그런 자연스러운 연기가 담겨 있다”고 연출 포인트를 전했다.
드라마는 등장만으로도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대배우 손숙과 독보적인 감정 표현으로 강렬한 연기 잔상을 남기는 정웅인이 주연을 맡았다. 극에서 손숙은 억척스럽게 젊은 날을 보내며 장사의 달인에 등극한 막무가내 할머니 ‘금영란’ 역할로, 정웅인은 동네 과일 트럭 주인 ‘방순철’ 역으로 분한다.
손숙은 “작품을 받아보고 굉장히 따뜻하고 마음이 편안했다. 사실 치매 할머니 역을 많이 했는데 나이가 드니까 계속 그런 역만 오더라”라며 “이건 그게 아니라 방순철과의 우정도 좋았고, 단막극 이라는 게 매력 있었다. ‘단막을 해봤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만나게 되서 즐겁게 시작했다”고 작품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저는 그냥 했어요. 어디를 신경 쓰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중요한 신들이고 최선을 다해서 했다. 어디를 신경 썼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답하며 “나들이니까 영월, 예산, 괴산, 강진 등을 많이 다녔다. 스태프들과 가족들처럼 똘똘 뭉쳐 다녀서 힘들다는 느낌보다 재미있었다. 즐겁게 찍어서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고 촬영 소감을 전했다.
정웅인은 “대한민국에서 배우로 산다는 게 사실 여러 역할, 다변화된 모습을 보여줘야 생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본을 봤을 때 단막극이지만 기존과는 다른 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제게는 좋은 선택이었다”며 “아버지 생각도 많이 나서 작품을 결정했는데 예고편 속에 저의 아버지 모습이 있는 것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고 출연 이유와 함께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이어 그는 “헤어나 외모적인 부분에서 이 사람이 출판사를 했기 때문에 햇빛을 많이 안 받았다. 그래서 머리를 단정하게 한다든지, 또 제가 원래 어수룩하진 않는데 어떻게 하면 어수룩한 연기를 자연스럽게 할 수 있을지 신경 썼다”며 “과일을 집고, 담아줄 때 디테일한 것들까지 신경쓰다 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능숙해졌다”고 연기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을 전했다.
유관모 PD와 두 배우는 ‘나들이’가 전하고 싶은 이야기와 관전 포인트를 언급했다. 정웅인은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다. 돌아가신 분이든 아니면 생존해 계시는 부모님에 대한 생각을 한번 더 할 수 있는 작품”이라며 “부모님께 전화 한 통화 할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손숙은 “어머니 산소를 찾아가는 씬이 있는데 그 산소를 얼마나 예쁘게 만들었는지 경치에서부터 깜짝 놀랐다. 그 장면이 생생하게 남아있는데 꼭 보시길 바란다”며 “드라마를 보면 가족이 함께 앉아보기 민망한 드라마들도 있는데 온 가족이 함께 앉아 보면서 코로나 시대에 굉장히 따뜻한 교감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가족이 함께 보시면 좋겠다”고 권했다.
끝으로 유관모 PD 역시 “손숙 배우님이 그냥 연기하셨다고 말씀하셨듯이 시청자분들도 한 포인트씩은 와 닿을 것”이라며 “재료 본연의 깊은 맛을 그대로 담아낸 영양 돌솥밥 같은 드라마, 천연 재료로만 되어있어 MSG가 하나도 없다. 우리 드라마가 우리의 생활이 거울에 비친 모습이니까 자연스럽게 편안하게 보시면 어떨까 부탁드리고 싶다”고 본방사수를 추천했다.
따뜻하고 아름다우면서도 애잔한 KBS 드라마 스페셜 2020 ‘나들이’는 3일 밤 10시 40분에 방송된다.
/안정은기자 seyo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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