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10일 열리는 검사징계위원회에서 정면 승부를 펼친다. 추 장관 측은 6개 사유에 따라 윤 총장을 징계해야 한다는 공격의 위치다. 반면 윤 총장 측은 ‘징계 청구에 거론된 사유의 실체가 없다’는 등 반대 논리를 내세워 방어에 나선다. 징계위원 기피·증인 신청 등 초반 신경전에 이어 ‘판사 사찰 의혹’, 징계 과정 정당성 등이 양측의 희비가 엇갈릴 최대 승부처가 될 수 있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관측이다.
법무부는 9일 “(윤 총장 측에)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징계 혐의자의 기피 신청권이 보장될 예정”이라며 “징계 기록 열람도 허용했다”고 밝혔다. 다만 징계위원 명단을 공개하라는 윤 총장 측의 요청에 대해서는 “심의·의결의 공정성 보장을 위해 공개하지 않는다”고 거부했다. 이는 윤 총장의 징계위가 10일 예정대로 열릴 수 있는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윤 총장은 앞서 헌법재판소에 ‘징계위 절차를 중단해 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냈다. 하지만 각하 여부를 판단하는 ‘사전 심사’ 단계라 결론이 나오기는 쉽지 않다.
징계위 결과에 따라 윤 총장은 물론 추 장관도 치명상을 피하기 어렵다. 그만큼 추 장관·윤 총장 측이 초반부터 극도의 신경전을 펼칠 것으로 법조계는 보고 있다. 우선 충돌이 예상되는 부분은 추 장관이 징계위원장으로 징계위를 소집할 수 있는지 여부다. 법무부는 청구권자로서 심의에 참여하지 못할 뿐이지 징계위 소집 등 검사징계법에 명시된 위원장의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반대로 윤 총장 측은 ‘청구권자는 위원장의 임무를 행하면 안 된다’며 법 위반이라고 맞서고 있다. 징계위원 기피·증인 신청 등도 양측이 격돌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후에는 추 장관이 윤 총장 징계가 필요하다고 제시한 6개 사유에서 ‘진검 승부’를 펼칠 수 있다.
최대 격전 포인트는 판사 사찰 문건 의혹 부분이다. 추 장관 측은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실이 판사 개인 정보, 성향 등 자료를 수집·보고한 게 직무상 의무 위반이자 재판에 영향을 주기 위한 사찰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윤 총장 측은 ‘공판 활동을 위한 업무용 참고 자료’라며 일축하고 있다. 근거로는 미국·일본 등에서 판사 성향에 관한 자료가 유통되고 있다는 점을 꼽는다. 양측은 지난 7일 열린 전국법관대표회의 결과를 두고도 충돌할 수 있다. 윤 총장 측은 안건으로 올리고도 부결됐다는 점에서 ‘큰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펼칠 수 있다. 반면 추 장관 측은 안건 채택 자체가 판사들이 문제 인식을 가진 증거라며 사찰이라는 주장에 힘을 실을 수 있다.
감찰 등 과정의 적정성도 양측의 격돌 포인트 가운데 하나다. 윤 총장 측은 판사 사찰의 근거가 된 법관 분석 문건이 오간 경로를 문제 삼을 수 있다. 해당 문건은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이 불상의 경로로 입수해 법무부에 전달했다. 이후 법무부는 이를 근거로 수사를 의뢰하면서 다시 수사 참고 자료로 대검 감찰부에 넘겨준 과정이 의도성이 엿보이는 등 적정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반면 추 장관 측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법무부 감찰위원회에서 박은정 법무부 감찰관이 한동훈 검사장의 통화 내역을 공개한 점도 양측이 공방을 벌일 수 있는 부분이다. 법무부는 법적 절차에 따라 얻은 자료로 감찰에 적법하게 사용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윤 총장 측은 위법 행위라고 맞서고 있다. /안현덕기자 always@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